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다주택자를 압박하면서 아파트 매물은 늘었지만 거래는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도 높은 대출규제로 현금여력이 충분하지 않으면 사실상 매수가 불가능한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매물증가가 거래 활성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유예 종료를 공식화한 1월23일부터 이달 20일까지 266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초부터 1월22일까지 거래량(3385건)에 비해 21.4% 감소한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월23일~2월20일)의 거래량 4942건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거래 쏠림현상도 가시화했다. 1월23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체결된 서울 아파트 매매 가운데 15억원 이하 비중은 84.1%(2240건)에 달했다. 특히 이달 들어 체결된 거래 1193건의 86.5%(1033건)가 15억원 이하 아파트였다.
거래부진 속에서도 매물은 빠르게 증가한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5416건으로 1월23일(5만6219건)보다 16.3% 늘었다. 강남권 등 이른바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매물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이 기간에 성동구 아파트 매물은 1212건에서 1719건으로 41.8% 증가했고 송파구 매물은 3526건에서 4783건으로 35.6% 늘었다. 강남구와 서초구 역시 각각 15.4%, 19.5% 증가했다. 강북구, 금천구 등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은 외곽지역은 매물 변화폭이 크지 않았다. 강북구는 1133건에서 1128건으로 0.5% 감소했고 금천구는 1160건에서 1179건으로 1.6% 늘어나는 데 그쳤다. 구로구도 2478건에서 2531건으로 2.1% 증가했다.
거래량 감소는 강력한 대출규제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수도권 규제지역에서 15억원 이하 주택은 최대 6억원 대출이 가능하지만 15억원을 초과하면 대출한도가 2억~4억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여기에 더해 서울 전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서 LTV(담보인정비율)도 40%로 제한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유예 종료일인 5월9일까지는 절세목적의 매물이 더 늘 수 있지만 대출규제 탓에 거래회복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양도세 중과유예 종료를 앞두고 강남과 비강남을 가리지 않고 절세매물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지만 대출문턱이 높아 거래는 소화불량 양상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또 "5월9일 이후 고가 1주택자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나 임대사업자 양도세 감면요건 강화가 현실화하더라도 우려만큼 매물잠김 현상이 크지 않을 수 있다"며 "실수요자들은 정책방향이 보다 명확해진 뒤 움직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