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이 지난해 9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정부의 다주택자 압박 속에 몸값을 낮춘 급매물이 늘어나면서 집값 상승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보인다.
1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주택(아파트·연립·단독주택 등) 매매 가격은 전월 대비 0.66%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9월 0.58%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1월 기준 서울 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9억8665만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주택가격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1.19%를 기록했지만 '10·15 부동산 대책'의 영향으로 같은 해 11월에는 0.77%로 대폭 둔화했다. 이후 12월 0.8%, 올 1월 0.91% 등 다시 상승 속도를 높여가는 듯했으나 정부의 부동산 강화 규제 강화 움직임 속에 지난달 0.6%대로 떨어졌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 강화 흐름이 이어지면서 집값 상승세에 급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2월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상승률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부동산원은 "서울·수도권 중심으로 하락 매물이 출현하고 매도 문의가 증가하는 모습"이라며 "매물 증가 영향으로 가격이 하락하는 단지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서울 동남권 지역의 상승 폭 둔화가 두드러졌다. 송파구(1.56%→0.42%)는 1%포인트(p) 넘게 상승 폭이 크게 줄었다. 지난 1월 1% 넘는 상승률을 나타냈던 강동구(1.35%→0.61%)와 서초구(1.09%→0.41%)의 상승 속도도 뚝 떨어졌다. 강남구(0.52%→0.04%) 역시 상승 폭이 큰 폭 줄었다. 이밖에 마포구(1.11%→0.89%)와 용산구(1.33%→0.58%) 역시 1%를 밑도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재건축 추진 단지가 많은 영등포구와 상대적으로 집값 부담이 덜한 성북·노원·구로구 등 중저가 밀집지역은 강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자치구별로 상승과 하락이 혼재된 모습이다. 영등포구는 1.12% 오르며 서울에서 가장 큰 상승 폭을 나타냈다. 대림·영등포동 재건축 추진 단지 위주로 가격이 올랐다. 이밖에 성북구(0.84%→1.08%), 광진구(0.78%→0.98%), 노원구(0.76%→0.85%), 종로구(0.60%→0.77%), 동대문구(0.61%→0.78%), 구로구(0.79%→0.88%) 등도 상승 폭이 확대됐다.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고가 아파트 상승세는 둔화하는 반면 실수요 중심의 중저가 아파트를 위주로 가격이 상승하는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올 상반기까지 고가 아파트 상승세가 둔화하고 실수요자가 많이 찾는 가격대가 강세를 이루는 전형적인 갭메우기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하반기 보유세 부담이 확정되면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강남권 하락세가 반등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기간 전세와 월세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서울 주택 전셋값은 0.35%, 월세는 0.41%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원은 "전·월세는 입주 물량 영향 등으로 하락세를 보이는 지역이 국지적으로 존재하나 학군지, 교통 여건 양호지역 등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지속되면서 전월 대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