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에 1만가구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건물 안에 학교'를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정된 부지에서 주택 공급을 확대하면서 학교용지 확보가 어려워지자 내놓은 대안이지만 법령 충돌 가능성과 학부모 반발 우려가 동시에 제기된다.
2028년 착공을 목표로 하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은 서울 용산구 옛 철도정비창 부지(약 46만㎡)를 업무·주거·상업 기능이 결합된 복합도시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당초 서울시는 6000가구 공급을 계획했지만 국토부가 이를 1만가구로 확대하면서 학교용지 확보 필요성이 커졌다.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은 주택 공급 규모가 늘어나면 학교 신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5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국토부는 서울시교육청 등과 함께 용산 일대 학교용지 후보지 5곳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 중이다. 대상지는 △용산도시재생혁신지구 △이촌1정비구역 △용산전자상가 지구단위계획 특별계획구역1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성촌공원 △C3 필지 등이다.
해당 부지들은 상당수가 입지나 사업 구조 측면에서 한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유수지 상부에 위치해 학교 입지로 부적합하거나 개발계획 변경이 필요해 사업 지연 우려가 있는 곳이 포함됐다. 민간 정비사업 기부채납 예정 부지의 경우 부지 확보 시점이 불확실한 데다 정비구역 철거 이후에야 학교 설립이 가능해 개발 일정과 맞지 않는다.
이처럼 학교용지 확보가 난항을 겪자 국토부는 지구 내 C3 필지에 분교 또는 '도시형 캠퍼스' 형태로 학교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도시 내 과밀·과대 학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분교 도입을 허용한 '도시형캠퍼스법' 적용 가능성도 함께 저울질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도시형캠퍼스법이 마련된 만큼 기존 법령 및 조례 개정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같은 복합개발 방식의 학교 도입에는 제도적 장벽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교육당국이 일조 기준 완화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데다 학교환경법이나 학교시설사업촉전법 등 타 법률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일조·조망 확보, 복합개발 제한 등을 규정해놨기 때문이다.
한 도시개발업계 관계자는 "업무·주거시설에 학교를 결합하는 입체 복합화는 국내에 선례가 없는 새로운 형태"라며 "도시형캠퍼스법과 조례 개정을 통해 기존 법령 기준을 어느 범위까지 완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학부모 반발도 변수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화재 발생 시 이동경로 확보나 고밀 개발에 따른 통학 안전 문제로 학부모 반발이 거셀 수 있다"며 "제도 개선과 함께 지역사회 수용성과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무지구로서의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학교가 들어서면 일조나 유해시설 제한 등의 영향으로 인근 업무시설 입주 업종이 제한될 수 있다"며 "국제업무지구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