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의 '마지막 퍼즐'로 꼽히는 개포주공 6·7단지가 본격적인 속도전에 돌입했다. 이미 개포지구 내 주요 단지들이 재건축을 마치고 입주를 완료한 가운데 6·7단지는 개포벨트를 완성할 마지막 대형 프로젝트다.
최근 시공사 선정과 사업시행인가를 거치며 사업이 본 궤도에 올랐지만 상가 갈등과 공사비 부담 등 여전히 변수도 남아 있다. 그럼에도 주변 신축 아파트 시세가 30억원 중후반을 넘어서며 개포주공 6·7단지를 향한 시장의 기대감은 상당하다.
개포지구는 지난 10여 년간 강남 재건축의 상징과도 같은 지역이었다. 개포주공 1·2·3·4·8·9단지가 차례로 재건축을 마치며 대규모 신축 주거벨트가 형성됐고 지금은 강남권 내에서도 손꼽히는 고급 주거지로 자리매김했다.
개포 재건축 1차 완성 축인 개포주공 2단지와 3단지는 2019년 입주를 완료했다. 각각 래미안 블레스티지, 디에이치 아너힐즈라는 단지명을 내세워 강남권 재건축의 '하이엔드 경쟁'에 불을 붙인 장본인이기도 하다.
개포지구 최대 규모인 개포주공 1단지는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6700가구 규모) 간판을 달고 2023년 입주를 마쳤다. 대단지 프리미엄과 하이엔드 브랜드를 결합해 입주 이후 개포 시세를 한 단계 끌어올린 기준점이 됐다.
같은 해 입주한 개포 자이 프레지던스(개포주공 4단지)는 GS건설의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이 반영되면서 개포지구의 브랜드 다양성을 확장시켰다. 1단지와 함께 개포 시세를 견인하는 '투톱 단지'로 평가받는다.
2020년 완공된 개포주공 8단지(강남 더샵 포레스트)는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개포 재건축의 연속성을 이어준 단지다. 공백 없이 공급이 이어지면서 개포지구 전체 가치 상승을 지지하는 역할을 했다. 특히 숲세권 입지를 강조하며 실거주 수요를 안정적으로 흡수했다는 평가다.
개포주공 5단지는 다른 재건축 단지에 비해 사업 진행이 더딘 편이다. 2024년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지난해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착공을 앞두고 있다. 현재 이주 및 철거 등 후속 절차를 진행 중이다. 2027년 상반기 착공이 목표다.
개포주공 6·7단지 재건축은 강남구 개포동 185번지 일원 11만6682㎡ 부지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사업이다. 지하 5층~지상 35층, 21개 동, 총 2698가구 규모 공동주택이 부대복리시설과 함께 들어설 예정이다. 총 공사비는 1조5138억원에 이른다.
개포주공 6·7단지 재건축은 긴 시간 동안 정체와 진전을 반복해왔다. 2020년 추진위원회 승인 이후 사업이 본격화하는가 싶었지만 정비구역 지정까지 2년 이상이 소요되며 초기 단계에서부터 정체 조짐을 보였다. 이후 2024년 사업시행인가를 획득한 데 이어 2025년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되며 사업이 다시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단지명으로는 '디에이치 르베르'가 거론되며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현재 사업은 관리처분인가를 앞둔 상태로 재건축의 핵심 분수령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통상 관리처분인가 이후에는 이주와 철거, 착공으로 이어지는 만큼 빠른 사업 추진이 예상된다.
6·7단지는 개포벨트를 완성할 '마지막 퍼즐'로 불린다. 특히 6·7단지는 단지 규모와 입지 측면에서 상징성이 큰 만큼 재건축이 완료되면 개포지구 전체 가치가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완전히 진화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내부 갈등은 여전한 변수다. 대표적인 사례가 상가 조합원과의 이해관계 충돌이다. 이 때문에 분양신청 공고가 한 차례 철회되는 등 사업 일정에 차질이 빚어진 적도 있다.
재건축 사업에서 상가 문제는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슈지만 대단지일수록 이해관계가 복잡해 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권리산정과 보상 방식 등을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관리처분인가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조합원 간 상가 공유물분할청구소송은 취하하기로 합의하면서 일단락된 상태다.
여기에 공사비 상승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건설 원가가 급등하면서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고 이는 사업 추진 동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는 결국 고분양가 논란과 분양 흥행과도 직결되는 이슈다. 도시개발 전문가들은 "사업성 자체는 우수하지만 비용 변수 관리가 관건"이라며 돌발 변수 관리가 개포주공 6·7단지 재건축의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평가했다.
개포주공 6·7단지는 아직 재건축이 완료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개포주공 6단지 전용면적 기준 83㎡는 지난 1월 38억9500만원에 최고가를 찍었다. 같은 시기 전용면적 73㎡, 60㎡가 각각 37억 7000만원과 33억7000만원에 신고가를 썼다. 소형 평형까지 30억원을 웃도는 이뤄지며 최근 호가는 30억대 후반을 기록하고 있다.
개포주공 7단지 역시 전용면적 83㎡이 40억5000만원에 거래되면서 '국평' 40억원대를 기록했다. 공사 선정 절차를 앞두고 있던 2024년 10월 같은 평형대가 24억5000만원 선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1년여 만에 16억원이 껑충 뛴 셈이다.
이는 단순한 기대감이 아닌 주변 시세와의 연동효과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인근 신축 단지들은 이미 강남 최고 수준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재건축 예정 단지 역시 미래 가치를 반영한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선반영의 전형적인 사례다. 재건축 완료 이후의 가격 상승분을 미리 반영하면서도 여전히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투자와 실거주 수요가 동시에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개포주공 6·7단지의 가장 큰 강점은 입지다. 대모산과 양재천을 끼고 있는 쾌적한 주거환경에 더해 대치동 학원가와의 접근성까지 갖춘 '강남형 실거주 입지'로 평가된다.
교통 측면에서도 수서역을 중심으로 한 광역 교통망 확장이 예정돼 있어 미래가치가 높다. GTX와 복합환승센터 개발이 본격화되면 개포 일대는 강남 동남권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희소성'이 눈에 띈다. 강남에서 대규모 신규 공급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개포주공 6·7단지는 마지막 대형 공급이라는 상징성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