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물주보다 건물주'는 옛말?…서울 쏠림 속 꼬마빌딩 시장 '주춤'

김지영 기자
2026.04.06 15:29
2026년 2월 시도별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 현황/그래픽=윤선정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온기가 빠르게 식고 있다. 거래량 감소와 가격 조정이 동시에 나타나는 가운데 특히 개인 투자 비중이 높은 '꼬마빌딩' 시장에서 먼저 변화 조짐이 구체화하고 있다.

6일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2026년 2월 전국 상업·업무용 빌딩 매매거래량은 939건으로 전월 대비 10.9% 감소했다. 거래금액 역시 2조5386억원으로 13.3% 줄며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도 거래량과 거래금액 모두 감소하며 꼬마빌딩 시장 전반의 숨 고르기 양상이 짙어지는 모습이다. 꼬마빌딩은 5층 이하, 연면적 1000평(약 3300㎡) 미만, 매매가 20억~50억원 내외의 중소규모 상업·업무용 수익형 부동산을 통칭한다.

지역별로 보면 위축 흐름은 더욱 뚜렷하다. 17개 시도 가운데 12곳에서 거래량이 줄었고 거래금액은 9개 지역에서 감소했다. 특히 광주와 대구 등은 거래량과 거래금액 모두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하면서 지방 업무용 빌딩 시장의 경기 위축을 실감하게 했다. 반면 서울은 거래량이 소폭 증가하며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

거래금액대별로도 차이가 나타났다. 50억원 이상 중대형 빌딩 거래는 증가한 데 비해 10억~50억원대 중소형 빌딩과 10억원 미만 소형 빌딩 거래는 나란히 12% 이상 감소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주로 접근하는 중저가 빌딩 시장에서 관망세가 짙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거래액 300억원을 넘는 초고가 거래는 사실상 서울에 집중됐다. 300억원 이상 거래 13건이 모두 서울에서 이뤄졌고 거래금액 상위 10건 역시 전부 서울 소재 빌딩이었다. 특히 송파구 장지동 일대에서만 5000억원이 넘는 거래가 성사되며 시장 내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꼬마빌딩 시장의 분위기 변화는 법원 경매 현장에서도 느껴진다. 감정가보다 낮은 가격에 입찰이 이뤄지거나 유찰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것. 과거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대하며 유입됐던 투자자들이 점차 보수적인 태도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수익성 저하가 분위기 변화의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내수 경기 둔화로 상가 공실이 늘고 임대료 상승 여력은 제한되는 반면 금융비용은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 대출금리 상승에 따라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임대수익만으로는 기대 수익률을 맞추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상업용 빌딩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선별적 투자'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입지 경쟁력이 높은 핵심 지역이나 대형 자산에는 자금이 유입되고 지방이나 중소형 자산은 거래 공백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 서울과 지방, 고가와 중저가 자산 간 격차는 점차 확대되는 양상이다.

정수민 부동산플래닛 대표는 "2월 전국 상업업무용 빌딩 매매시장은 대출금리 상승 흐름과 자금 조달 부담이 이어지면서 전반적으로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며 "특히 300억원 이상 거래가 모두 서울에 몰리는 등 지역별·금액대별 양극화가 나타나는 가운데 거시경제 변수의 영향으로 선별적 투자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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