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분양시장의 침체가 계속되면서 지방 공공주택 현장에서 연쇄 사업 지연 사례까지 등장하고 있다. 지방을 중심으로 한 악성 미분양 증가세와 건설경기 침체가 동시에 맞물리며 지방 건설사 줄폐업 우려까지 커지는 상황이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6일 군산신역세권 지구 B-1 블록의 사업계획 변경을 고시했다. 다른 사업내용의 변경없이 사업기간만 종전의 2026년 6월에서 2029년 12월로 42개월 늘어났다. 공공주택 건설사업의 기간 연장 고시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있었지만 사업기간을 3년 이상 늘리는 수준의 장기 연장은 매우 이례적이다.
사업기간이 이처럼 대폭 길어진 원인은 분양 경기 침체에서 찾을 수 있다. 사업 주체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당초 군산신역세권 지구 A-1 블록과 B-1 블록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기로 했지만 분양 여건이 악화하면서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LH는 A-1 블록과 B-1 블록 사업을 분리해 순차 진행하는 방식으로 사업 계획을 변경했다. 분양 경기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만큼 먼저 A-1 블록 분양을 진행하고 이후 B-1 블록 분양에 나선다는 결정이었다. 이 과정에서 올 12월까지로 정해졌던 A-1 블록의 사업기간이 2029년 1월로 25개월 연장되면서 연쇄적으로 B-1 블록의 사업기간도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A-1 블록은 지난 1월12일 사업비 증액과 함께 사업기간 연장을 고시했다. 사업비는 1291억3079만1000원(72.2%) 증액됐고 사업 연면적은 1956.58㎡ 확장됐다. 이와 함께 사업기간도 25개월 불어났다. B-1 블록도 유사한 과정을 밟을 가능성이 있다. 이번 고시에는 사업비 증액 내용이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사업기간이 대폭 늘어난 만큼 그에 따른 비용 증가분이 이후 사업비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LH 관계자는 "미분양은 회사에 비용적인 리스크로 작용하다 보니 그런 부분을 고려해 A-1 블록과 분리하고 사업기간을 연장한 것"이라며 "사업이 조금씩 밀릴 때마다 기간을 연장하기보다는 실제로 완수할 수 있을 것 같은 기간으로 현실적 반영을 했다"고 설명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지방을 중심으로 빠르게 불어나는 추세다. 국토부 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미분양 주택은 6만6208가구로 전월(6만6576가구) 대비 0.6% 감소했지만 악성 미분양은 3만1307가구로 전월(2만9555가구) 대비 5.9% 증가했다. 특히 전체 준공 후 미분양 중 비수도권 물량이 2만7015가구로 약 86.3%를 차지했다.
건설업계 줄폐업도 이어지고 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지난 3월 종합건설업체 50곳이 폐업을 신고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51건과 비슷한 수준이다. 50곳 중 서울 업체는 10곳에 불과했다.
정부는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한 대책 마련에 열중하고 있다. 국토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미분양 주택 안심환매 사업의 공정률 기준 완화를 추진 중이다. 2010년 공정률 기준이 50%에서 30%로 완화됐던 점을 고려할 때 이번에서 유사한 수준의 기준 완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