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임금피크제 대상 절반이 희망퇴직 택했다

권다희 기자
2015.05.31 17:00

희망퇴직 1121명 신청..55세 이상 임금피크제 대상자 1000명 중 약 470명 퇴직 결정

KB국민은행이 실시한 희망퇴직에 예상을 웃돈 신청자가 몰린 가운데 임금피크제 대상자의 절반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임금피크제(이하 임피제) 대상 직원들도 일반 직원들과 동일한 업무를 하도록 바뀐 제도 등이 희망퇴직 선택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임피제 대상자 1000명 중 약 470명 희망퇴직 신청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이 29일 밤 12시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결과, 최종 접수자는 1121명으로 집계됐다. 당초 예상됐던 규모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앞서 금융권에선 희망퇴직 대상자 5500명(45세 이상 일반직원 4500명+임피제 대상 직원 1000명) 중 800~1000명은 신청해야 신규 채용 확대 등 희망퇴직의 취지를 살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전체 신청자 중 임피제 대상자는 약 470명으로 파악됐다. 임피제 대상 직원 1000명 중 절반에 육박한다. 국민은행 내부에서 이번 희망퇴직을 '성공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다.

지난 2010년 전직원 2만6000명 중 3250명이 퇴직한 대규모 희망퇴직 당시엔 일부 실적 부진 직원들에게 퇴직을 종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노사간 갈등이 빚어진 바 있다. 또 2013년 임피제 대상자들만을 대상으로 실시된 희망퇴직 땐 신청자가 640명 중 88명으로 저조했었다.

노조 관계자를 포함한 국민은행 관계자들은 "2010년엔 희망퇴직 인원 목표를 내부적으로 정해뒀었지만 이번엔 그렇지 않았다"며 "강제성이 없었음에도 전체 희망퇴직 인원과 임피제 대상자들의 희망퇴직 신청이 모두 예상을 크게 넘어선다"고 설명했다.

◇일반직원과 동일한 근무..임피제 변경, 퇴직 신청 늘려

그럼에도 이처럼 많은 직원들이 희망퇴직을 선택한 데는 지난달 노사가 희망퇴직 실시와 함께 합의한 임피제도 변경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2013년엔 특별 퇴직금이 24개월치로 이번(28개월) 보다 적었지만 대신 학자금 지원이 있어 단순히 퇴직 조건만으론 신청자 수 차이를 설명하기 어려워서다.

국민은행은 2008년부터 임피제를 도입한 뒤 지금까지는 임피제 대상 직원들에게 각 지점의 감사 및 내부통제 업무를 맡겼다. 하지만 앞으로 임피제 대상 직원들은 희망퇴직을 하거나 일반직원과 동일한 업무, 마케팅 직무 등 3가지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새로 도입된 마케팅 직무는 임피제로 줄어드는 급여를 성과급으로 벌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한 국민은행 관계자는 "임피제를 적용 받아 회사에 남아있을 경우 예전과 다르게 일반 직원들과 똑같이 근무하거나 성과급 기반으로 운영되는 마케팅 직무를 해야 하는 등 경쟁을 빗겨갈 수 없게 된 점이 임피제 대상자들의 퇴직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국민은행은 내년부터 적용되는 정년연장(58세→60세)을 앞두고 임피제 대상인 55세 이상 직원에 대해 희망퇴직 신청을 정례화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내년 임피제 대상자들과 관련한 희망퇴직 조건은 내년 초 시작될 노사 협상을 통해 결정된다. 매년 임피제에 편입되는 직원은 400~500명 가량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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