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산은, 부산이전 대안 마련…"온렌딩 자금, PK에 집중 공급"

김상준 기자, 이용안 기자
2022.04.14 15:59
KDB산업은행 전경

KDB산업은행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공약인 본점 부산 이전을 막기 위한 대안을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 9조원 규모의 정책금융제도인 '온렌딩금융'을 부산은행 등 지방은행에 집중적으로 공급한다는 방안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본점을 부산으로 옮기지 않고도 부산·경남(PK)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대안으로 온렌딩금융 개편안을 구상했다. 윤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산은 본점의 부산 이전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거듭 밝히자 이를 막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한 것이다.

온렌딩금융은 산은이 은행에 중소·중견기업 대상 대출 자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중소·중견기업이 시중은행 등 중개금융기관에 대출을 신청하면 은행들이 대출 적격 심사를 실시한 후 산은에 자금을 요청한다. 산은은 요건 충족 여부를 확인하고 은행들에게 저리로 자금을 공급한다.

산은은 현재 시중은행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온렌딩대출을 지방은행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온렌딩대출이 매년 8조~9조원 규모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이를 통해 지역에 금융공급을 더 늘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산은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은행을 제외한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과 IBK기업은행, 수협이 실행한 온렌딩대출 비중은 전체 취급액의 95%에 달한다.

구체적인 개편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온렌딩대출 분야 중 '특별온렌딩'에 자금을 더 투입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특별온렌딩대출은 '일반 온렌딩대출'과 달리 지방은행과 지방소재 중소·중견기업을 우대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 내부적으로 아예 규정을 바꿔 시중은행에는 온렌딩금융 자금을 공급하지 않는 방향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산은은 시중은행 몫을 줄이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에 연간 수조원의 자금이 공급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두 은행은 경남권 기업 고객을 다수 확보하고 있고, 특히 부산은행은 지방은행 중 가장 규모가 커 매년 최소 2조원 정도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지난해 부산·경남은행의 온렌딩대출 취급액은 2000억원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은행에 대규모 정책자금을 지원하면 지역 중소·중견기업의 대출 기회도 확대되고, 결국 산은의 부산이전의 목표인 지역경제 활성화로 귀결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PK지역 은행은 자체 재원을 들이지 않고 수수료이익과 이자이익을 올리고, 기업들은 장기 저금리 대출을 통해 성장 여력을 확충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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