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이 올해도 세계 최대 가전·IT(정보통신기술) 전시회 CES에 참관단을 보낸다. 다만 예년과 비교하면 전반적인 분위기는 한층 차분하다. 참관하는 금융사는 적지 않지만 관심의 강도는 예전만 못한 모습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오는 6~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6에 참관단을 파견한다. 정신동 KB경영연구소장을 필두로 IT·디지털 관련 실무진들이 동행해 글로벌 기술 트렌드를 점검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지주는 배연수 기업그룹부문장을 포함해 약 25명 규모의 참관단을 꾸렸다. 기업금융과 디지털 관련 부서를 중심으로 실무 인력이 구성됐다. 신한금융지주도 디지털·IT·AI 관련 부서 실무진들이 기술 동향을 살펴볼 계획이다.
하나금융지주는 하나증권에서 노사복지기금을 통해 노사화합 목적으로 25명이 방문한다. 임직원들의 AI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 발굴 역량을 강화하고 다양한 시각을 확장하기 위해 참관한다.
NH농협금융지주는 올해 CES에 참관단을 따로 보내지 않기로 했다. 디지털·IT 기술에 대한 관심은 크지만 올해 상반기 경영 일정과 업무 우선순위 등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CES에 대한 금융권의 관심도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인공지능(AI) 기술 적용이 한창 화두였던 시기에는 금융지주 회장이나 은행장 등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CES 현장을 찾기도 했다. 다만 해가 지날수록 실무진 중심으로 기술 흐름을 점검하는 수준으로 변화하고 있다.
국내 금융 IT·AI 기술 수준과 규제 환경도 이런 판단에 영향을 준다. 대규모 데이터 처리와 보안, 실시간 거래 안정성 측면에서 국내 은행들의 IT 인프라는 이미 상당 수준에 올라와 있다. 아울러 규제 환경의 제약이 크다 보니 신기술보다는 기존 AI 기술부터 업무 환경에 접목해 효율을 높이는 방향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더구나 올해는 금융사 CEO들의 일정에서도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대통령의 중국 순방 일정에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을 비롯해 여러 은행장이 함께 하는 중이다. 특히 각 금융지주와 은행들은 이달 중순 상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앞두고 있다. 내부통제 강화와 소비자보호, 자본비율 관리, 생산적 금융 확대 등 당장의 과제가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IBK기업은행은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유일하게 올해 CES 현장에 단독 부스 'IBK혁신관'을 운영한다. AI·빅데이터를 활용한 기업은행의 기술평가시스템을 활용해 발굴한 미래 성장 기업들의 제품·서비스를 선보인다. 신용등급·기술등급·미래성장모형 등 차별화한 혁신 기술을 시연해 국내 기술금융의 성과를 알릴 계획이다.
특히 '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면서 CES 방문객이 직접 K-콘텐츠의 투자자가 되는 경험을 해보는 시연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또 통합한국관 내 'IBK창공관'에서 창업육성플랫폼 IBK창공을 통해 육성한 15개 유망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홍보 부스를 운영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IT·AI 기술에 대한 관심이 줄었다기보다는 CES 참관을 통해 얻을 실익을 따져보는 것"이라며 "금융사의 IT 기술이 고도화되기도 했고 연초에는 생산적 금융이나 내실을 다질 전략 같은 기본을 챙겨야 할 시기라는 계산이 깔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