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G·우주관측·차세대 레이더 혁신…KAIST 초정밀 광신호 기술 개발

류준영 기자
2026.05.1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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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학기준신호 기반으로 잡음 억제, 완전 솔리톤 파동 기반 주파수 증가한 초소형 광공진기 칩/자료=카이스트, AI 이미지

6G 통신이나 자율주행레이더, 우주 관측 기술에는 매우 정확한 신호가 필요하다. 하지만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신호가 흔들려 오차가 커지는 문제가 있었다.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연구진이 빛을 이용해 이러한 신호의 흔들림을 크게 줄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KAIST는 기계공학과 김정원 교수 연구팀이 물리학과 이한석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마이크로콤(Micro-comb)'이라 불리는 광학 칩 기술을 이용해 초저잡음·초고안정 밀리미터파(millimeter-wave, 30~300 GHz) 대역 신호를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밀리미터파는 넓은 대역폭을 활용할 수 있어 6G 통신과 정밀 센싱(sensing·정밀 감지), 차세대 레이더 기술의 핵심 주파수 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기존 전자식 신호원은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잡음(noise·원하지 않는 신호 흔들림)이 증가하고 장시간 안정성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마이크로콤은 밀리미터(mm) 크기, 즉 손톱보다 작은 광학 소자 안에서 매우 정밀한 빛의 주기를 만들어내는 장치로, '빛으로 만든 초정밀 자'에 비유된다. 이번 연구는 기존 전자식 고주파 신호원의 한계를 광학(빛) 기술로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안정적인 광학 기준 신호를 활용해 마이크로콤의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고주파 영역에서도 매우 낮은 잡음을 유지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첫 번째 연구에서 마이크로콤의 고질적인 문제인 '장기적 주파수 흔들림'을 해결했다. 마이크로콤은 소형화와 저전력 구동이 가능해 차세대 신호원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주변 온도 등 환경 변화에 민감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매우 정밀한 광학 기준 신호를 마이크로콤과 일치시키는 '동기화(synchronization·두 신호의 주기를 정확히 맞추는 기술)' 기술을 적용했다.

그 결과 장시간 동안 10-18 수준의 초고안정 주파수 성능을 확보했으며, 22 GHz 대역에서 100 Hz 오프셋(offset·기준 주파수에서 떨어진 거리) 기준 –125 dBc/Hz 수준의 낮은 위상잡음(phase noise·신호의 미세한 흔들림)을 기록했다.

이는 마이크로콤 기반 신호원 가운데 낮은 오프셋 주파수 영역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이며, 오랜 시간 동안 거의 흔들리지 않는 매우 안정적인 고주파 신호를 만들어낸 것이다.

특히 10-18 수준의 주파수 안정도는 장시간에 걸쳐 주파수 변동이 극히 작은 초고정밀 성능을 의미한다. 또 22 GHz 대역에서 100 Hz 오프셋 기준 –125 dBc/Hz의 낮은 위상잡음은 신호의 미세한 흔들림을 효과적으로 억제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성능은 높은 주파수 안정성과 정밀도가 요구되는 6G 통신, 정밀 레이더, 차세대 항공·우주 전자시스템 등에 활용될 수 있는 수준이다.

광학기준신호 기반으로 잡음 억제, 완전 솔리톤 파동 기반 주파수 증가한 초소형 광공진기 칩/자료=카이스트, AI 이미지

두 번째 연구에서는 이러한 초저잡음 특성을 유지하면서 신호를 밀리미터파 대역으로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 일반적으로 주파수를 높이면 신호의 흔들림도 커지지만, 연구팀은 '완전 솔리톤( 형태가 무너지지 않고 일정하게 유지되는 특수한 파동)* 결정'이라는 특수한 물리 상태를 이용해 이를 극복했다.

즉, 일반적으로는 신호의 주파수를 높일수록 신호가 불안정해지고 잡음도 커진다. 하지만 연구팀은 빛의 펄스 형태 파동을 매우 규칙적으로 정렬시키는 '완전 솔리톤 결정' 상태를 활용해 더 빠른 고주파 신호에서도 흔들림을 거의 없애는 데 성공했다. 이는 고속으로 회전하는 장치일수록 진동과 불안정성이 커지기 쉬운 상황에서도,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한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연구팀은 보조 레이저를 이용해 광학 칩 내부의 광 펄스(light pulse·짧고 강한 빛 신호)를 일정한 간격으로 배열하는 방식으로 안정적인 솔리톤 상태를 구현했다.

연구팀은 신호의 반복 속도를 2배, 3배로 증가시키면서도 매우 낮은 잡음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44 GHz 및 66 GHz 대역에서도 3 펨토초(fs, femtosecond·1,000조 분의 3초) 수준의 극도로 높은 시간 정밀도를 구현했다. 이는 초고속으로 움직이는 신호의 타이밍 오차를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줄였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수많은 신호가 초당 수십억 번 오가는 상황에서도 서로 충돌하거나 어긋나지 않도록 매우 정확하게 맞출 수 있어, 6G 통신이나 정밀 레이더 같은 기술의 성능과 신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초소형 광학 칩 기반 신호원이 실험실 수준을 넘어 실제 고성능 시스템으로 확장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초고속 통신의 데이터 전송 신뢰성을 높이고, 자율주행 및 국방 분야 레이더의 거리·속도 측정 정밀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천문·우주 계측 분야에서는 장거리 신호 간 정밀 동기화를 가능하게 해 블랙홀 관측과 같은 초고해상도 우주 관측 기술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정원 KAIST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마이크로콤 기반 신호원의 성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이를 고주파 대역까지 확장한 데 의의가 있다"며 "현재는 100 GHz 이상의 영역은 물론, 300 GHz 이상의 서브밀리미터파(sub-millimeter-wave·밀리미터파보다 더 짧은 파장을 갖는 초고주파 대역으로 미래 6G·7G 통신, 초고해상도 이미징, 정밀 우주 관측 등에 활용될 차세대 핵심 주파수 영역)까지 확장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안창민 박사와 김정원 교수가 주저자로 참여했으며, 이한석 교수가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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