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大)셰일 시대가 얼마나 계속되느냐에 따라 배터리와 태양광도 분명 영향을 받을 겁니다."
사석에서 만난 한 개인투자자의 말이다. 반도체에 이어 배터리와 태양광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지 않겠냐는 기자의 말에 대한 반박이다. 생각해보면 당연했다. 대체에너지 시장에 전적으로 기대서 성장하는 게 배터리와 태양광이다. 셰일오일을 중심으로 한 미국의 심상찮은 움직임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국의 셰일오일 개발은 이미 글로벌 자원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다. 중동의 콧대가 꺾였고 'G2'를 자처하며 미국을 도발하던 중국도 셰일오일을 기반으로 한 미국의 경제공세에 갈 길을 잃었다. 국제유가에 민감한 한국도 마찬가지다. 미국 셰일오일 시추로 원유 정제마진이 출렁하자 정유4사가 지난해 4분기 모두 적자를 냈다.
대체에너지시장에는 더 큰 충격이 예상된다. 대체에너지는 말 그대로 석유에 대한 '대체'에너지다. 대체에 힘이 실리는데는 환경요인도 한 몫하지만 누가 뭐래도 연료비 문제가 핵심이다. 석유 고갈 우려가 비등하면 대체에너지가 뜨는 식이다.
그런데 미국이 셰일오일 개발을 시작한 후 단숨에 세계 1위 산유국이 됐고 매장량이 미국 내 수요 기준으로 300년치, 400년치에 달한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 및 태양광 업체에게 셰일오일은 생존과 직결되는 요인이다. 기름값이 싼데, 웬 대체에너지냐는 분위기는 치명적이다. 가뜩이나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던 시점이다. 수요 부진까지 겹칠 경우 터널이 길어질 수 있다.
가전과 중공업, 중화학공업을 넘어 반도체 등 IT가 한국 경제를 먹여 살린지 수십년이다. 외생변수를 극복할 수 있는 열쇠는 기술력뿐이라는걸 그간 산업계는 체험으로 배워왔다. 과감한 혁신과 기술투자가 필요하다.
아울러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정부가 민간과 2인3각을 더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