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내 사망할 수도"...사람 붐비는 해외여행지 감염↑, 예방법은

"24시간 내 사망할 수도"...사람 붐비는 해외여행지 감염↑, 예방법은

박미주 기자
2026.06.03 09:43

'수막구균 감염증' 비말 전파, 단체 생활·해외여행시 위험↑…
11세 이상의 청소년과 성인, 백신 1회 접종으로 감염 예방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여행 준비 시 많은 사람들이 항공권과 숙소, 환율, 여행자보험을 꼼꼼히 확인한다. 하지만 감염병 예방접종은 놓치는 경우가 많다. 치명률(사망률)이 높은 감염병은 한 번 발생하면 여행 일정을 망치는 것은 물론 평생의 후유증으로 남을 수 있다. 특히 단체 이동과 밀집 환경이 많은 여행 특성상 비말과 직접 접촉으로 전파되는 감염병을 경계해야 한다. 대표적인 질환이 '수막구균 감염증'이다.

수막구균 감염증은 수막구균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세균 감염 질환으로, 수막염과 패혈증 형태로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초기에는 단순 감기와 유사한 발열, 두통, 근육통 증상을 보이지만 짧은 시간 안에 의식저하, 패혈증 쇼크, 다발성 장기부전 등으로 악화될 수 있어 조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치사율이 최대 50%에 달할 수 있다. 치료를 받더라도 사망률이 최대 10~15% 수준으로 보고된다. 생존하더라도 청력 손실, 신경학적 장애, 사지 절단 등의 심각한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약 20%는 평생 지속되는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해외여행 중에는 적절한 의료기관을 빠르게 찾기 쉽지 않은데, 첫 증상이 나타난 후 단 24시간 이내에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등 병의 진행 속도가 빠르다는 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제2급 법정감염병으로 분류되는 수막구균의 잠복기는 1~10일이다. 환자나 무증상 보균자의 타액 또는 호흡기 비말을 통해 전파되며 밀접한 접촉이 일어나는 환경에서 감염률이 급격히 상승한다.

지난 몇 년간 국가 간 이동량이 다시 증가하며 해외 유입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대학 기숙사나 군부대 등 집단생활 시설을 중심으로 감염 위험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2022년 3명이었던 국내 수막구균 감염자 수는 2023년 11명, 2024년 17명으로 늘었다.

인기 여행지 방문·단체생활 시 감염 유의

수막구균 감염증은 특정 국가에만 국한된 질환이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각국 보건당국은 아프리카 수막염 벨트 지역뿐 아니라 유럽, 북미, 아시아 지역에서도 산발적 유행과 집단 감염 사례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여행객들이 밀집하는 공항, 기차, 대중교통 수단은 물론 환기가 잘 되지 않는 숙박시설이나 밀폐된 축제 현장 등은 감염원에 노출되기 쉬운 대표적인 장소다. 인기 여행지의 경우 전 세계에서 여행객들이 밀집되기 때문에 방문 국가에서 수막구균이 유행하지 않더라도 다른 방문객에 의해 감염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에 보건당국은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성지 순례객, 군 입대를 앞둔 청년, 수막구균 유행 국가와 아프리카의 수막구균 유행 지역으로 떠나는 해외 장기 체류자, 유학생 등 집단생활 환경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대상자에게 수막구균 백신 접종을 강력히 권고한다.

해외 유학이나 어학연수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현지 학교 기숙사에 입소할 때 수막구균 백신 접종 증명서를 필수 요건으로 제출하도록 규정하는 국가도 많다. 해외여행 중에는 면역 상태 변화와 피로 누적까지 겹치며 감염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1회 접종으로 예방 가능, 출국 전 필수 접종

의료 전문가들은 성인들이 해외여행이나 집단생활을 시작하기 전 수막구균 백신 접종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고 스케줄에 반영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성인의 경우 예방 과정이 다회 접종을 요구하는 여타 감염병에 비해 비교적 간편하다. 성장 단계와 면역 체계 형성을 위해 여러 번 기간을 두고 접종해야 하는 영유아기와 달리, 만 11세 이상의 청소년과 성인은 단 한 차례의 접종만으로도 충분한 항체를 형성하고 견고한 방어 면역을 완성할 수 있다.

성인은 수막구균 4가(A, C, W, Y) 단백접합백신을 1회 접종함으로써 가장 빈번하게 문제를 일으키는 주요 수막구균 혈청형에 대한 효과적인 면역력을 획득할 수 있다.

대한감염학회 여행의학위원회 위원장인 오홍상 서울보라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수막구균 감염증은 진단이 쉽지 않고 진행 속도가 빨라 적절한 치료를 하더라도 예후가 나쁠 수 있다"며 "해외 출국을 앞두고 있거나 밀집된 단체생활을 계획 중인 성인이라면 발병 후 치료에 의존하기보다 수막구균 백신 접종을 통해 침습성 수막구균 감염증의 발생 위험을 사전에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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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주 기자

보건복지부와 산하기관 보건정책, 제약업계 등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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