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수입차의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에서 출사표를 냈다. 일본은 자국 브랜드 선호가 강해 진입장벽이 높지만 친환경차·PBV(목적기반차량) 부문에선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 신차를 연이어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29일 일본 도쿄 빅 사이트에서 열린 '재팬 모빌리티쇼 2025'에 각각 참가했다.
현대차는 이날 수소전기차 '디 올 뉴 넥쏘'를 일본 시장에서 처음 공개했다. 회사는 "내년 상반기 일본 시장에 '디 올 뉴 넥쏘'를 출시할 예정"이라며 "수소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한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 올 뉴 넥쏘는 최고출력 150kW(킬로와트)의 모터를 탑재했고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 속도)은 7.8초다. 5분 내외의 충전 시간으로 국내 기준 1회 충전 시 최대 720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 2(FCA 2), 고속도로 주행 보조 2(HDA 2) 등 다양한 지능형 능동안전 기술을 적용했다.
현대차는 인스터(국내명 캐스퍼 일렉트릭)의 고성능 콘셉트카 '인스터로이드'도 일본에서 처음 선보였다. 아울러 인스터의 확장형 모델 '인스터 크로스'을 비롯해 '아이오닉 5', '일렉시티 타운'을 전시했다.
현대차가 재팬 모빌리티쇼에 참가한 것은 2013년 이후 12년 만이다. 회사는 과거 일본 시장에서 저조한 판매 등으로 사업을 철수한 후 2022년 친환경차를 앞세워 재진출했다. 이번 행사 참가를 계기로 일본 수소차·전기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정유석 현대차 부사장은 "현대차는 글로벌 톱 3 브랜드로서 완성도 높은 품질과 고객 중심의 상품 라인업을 일본 시장에 선보일 것"이라며 "'디 올 뉴 넥쏘' 출시로 전동화 흐름에 적극 동참할 예정"이라고 했다.
기아는 전동화 전용 PBV 'PV5'를 일본에서 처음 공개하며 내년 현지 EV 밴(Van)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지난 2013년 현지 법인 철수 후 13년 만에 일본 시장에 재진출하는 것이다. 기아는 내년 PV5 패신저·카고 등 두 모델을 일본에서 선보인다. 이후 PV5 WAV를 거쳐 2027년 후속 모델 PV7을 출시하는 등 현지 판매를 지속 확대한다는 목표다.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신차 판매 비중의 30%를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이다. 기아는 이런 정책에 따라 EV 밴 등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PBV를 중심으로 관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재진출을 결정했다.
기아는 일본 시장 진출이 PBV를 글로벌 시장으로 보급하는 계획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현재 PV5는 한국, 유럽에 출시됐다. 내년 일본을 포함해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 등으로 판매 지역을 확대한다. 기아는 "PBV 모델을 앞세운 전략은 기존 일본에 진출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차별화된 입지를 구축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대 기아 PBV비즈니스사업부장(부사장)은 "기아의 일본 진출은 단순한 신차 출시를 넘어 현지에서 새로운 모빌리티의 모습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현지 파트너십을 활용한 PBV 사업 조기 안정화를 이뤄내 중장기적으로 일본 사회가 직면한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이자 신뢰받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