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50원 위협, 은행들 RWA 관리 '부담'…해외영업 여력도 줄까

환율 1550원 위협, 은행들 RWA 관리 '부담'…해외영업 여력도 줄까

김미루 기자
2026.06.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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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상승에 따른 해외대출 RWA 시나리오. /그래픽=이지혜 기자
환율 상승에 따른 해외대출 RWA 시나리오. /그래픽=이지혜 기자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은행권의 위험가중자산(RWA) 관리와 해외영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외화 표시 자산은 원화로 환산돼 RWA에 반영되는 만큼 실제 자산이 늘지 않아도 원화 환산액 증가만으로 RWA가 확대될 수 있다. RWA가 증가하면 은행의 자본부담이 그만큼 커진다. 이 경우 은행들이 올해 해외 부문에 배분한 RWA 한도가 예상보다 빨리 소진돼 신규 해외대출 등 글로벌 영업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주요 금융지주 실적에서 약 80원 가량의 원·달러 환율 상승이 RWA 증가 요인으로 반영됐다.

KB금융그룹은 1분기 실적발표에서 원·달러 환율 상승이 보통주자본비율(CET1)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나상록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3월 말 기준 그룹 RWA는 전년 말보다 약 9조원 증가했지만 환율 상승 영향(약 5조원)을 제외하면 약 4조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RWA가 증가해 자본비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면 그만큼 은행들은 영업을 줄일 수밖에 없고 자본비율 하락은 주주환원에도 영향을 준다. 주요 금융그룹들은 CET1 비율과 주주환원 정책을 연동해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그룹도 1분기 RWA가 지난해 말보다 약 12조1000억원 증가했는데, 이 가운데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 RWA 증가분이 약 3조1000억원을 차지했다. 하나금융그룹의 그룹 RWA도 올해 1분기 말 301조143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2% 증가했다. 하나금융은 환율 및 제도변경 효과를 제외한 경상적인 RWA 증가율은 2.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RWA 룸' 한도 소진 우려도…실적 영향은 포트폴리오 따라 갈려

연초 대비 100원가량 오른 환율은 올해 은행들의 해외영업 여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은행들은 통상 연초 글로벌 부문에 원화 기준 RWA 연간 한도를 배분한다. 이때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 같은 달러 대출이라도 원화 환산액이 커져 배정된 RWA 한도를 더 빨리 소진할 수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를 들어 올해 해외 영업 부문에 RWA를 2조원 늘릴 수 있다는 룸을 정했는데 달러가 1550원이 되면 당초 15억달러 대출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았던 상황에서도 그보다 적게 10억달러 밖에 못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환율이 오르면 계산상 해외영업 여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고환율이 은행권에 일률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달러 자산이나 달러 이익 비중이 큰 은행은 원화 환산 실적이 개선돼 보일 수 있어서다. 해외법인 실적은 현지 통화 기준으로 집계되지만 대외적으로는 원화 환산 기준으로 발표된다. 반대로 엔화나 베트남 동화처럼 원화 대비 약세를 보이는 통화 비중이 큰 은행은 달러 강세 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마다 해외 포트폴리오가 달라 환율 변동에 따른 원화 환산 실적의 유불리도 엇갈릴 수 있다"며 "엔화 같은 경우처럼 원화 대비 약세인 통화도 있어서 달러 강세 효과가 일부 상쇄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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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루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미루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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