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경제민주화가 뭔가요. 이번엔 또 어떤 규제로 대기업의 희생을 강요할지가 걱정입니다"
야당의 승리로 막을 내린 20대 총선 결과를 두고 한 식품기업 직원은 이렇게 말했다. '경제민주화'를 빌미로 대기업에 대한 규제가 보다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엿보였다.
이러한 우려는 지난 10여년간 경제민주화라는 명목으로 대기업 숨통을 옥좼던 수많은 규제법안이 기업에게 트라우마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민들의 의식주 생활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식품유통업계가 느끼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공포는 다른 산업군에 비해 유독 크게 느껴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형마트와 대기업 빵집에 대한 출점 규제다. 전통시장을 살리겠다고 대형마트 영업시간과 출점을 규제했지만 수많은 중소 식품제조업체와 농축수산물을 생산하는 농어가 수익감소라는 역효과만 불러왔다. 그렇다고 전통시장이 활성화됐다거나 서민들의 삶이 나아졌다는 증거도 없다.
오히려 일부 소비자단체 등에 따르면 대형마트 소비감소액과 전통시장의 매출 증가분을 합한 순소비 감소액만 연간 2조원에 달한다. 일자리와 소득이 줄어들자 소비심리는 빠지고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가게를 찾는 발길도 줄었다.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제때 팔지 못하니 제품을 생산해 봤자 무용지물이다.
대기업 빵집 규제가 동네빵집을 살렸다는 근거도 희박하다. 동반성장위원회가 대기업 빵집을 규제하자 오히려 동네빵집 주인들이 혜택을 본 게 아니라 기존 대기업 빵집 주인들만 지역독점권을 챙겨갔다.
동네빵집을 운영하다 장사가 잘 안돼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대기업 빵집을 운영하고 싶어도 출점규제 탓에 불가능한 상황만 증가했다. 일종의 계층이동 사다리만 없어진 셈이다. 동반위의 중기적합업종으로 지정된 대다수 업종에서도 동일하다. 막걸리와 LED는 지난 2011년 9월 동반위 출범 후 중기적합업종으로 묶이면서 성장에 발목이 잡힌 대표적 케이스다.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있다는 자본주의 기본 원칙을 무시한 정책의 말로는 10여년 간 마구잡이로 진행된 경제민주화 정책의 실패로 여실히 드러났다. 이번 총선에서 확인한 '민의'는 의심할 여지없이 경제활성화다. 기업을 못살게 구는 것을 '경제민주화'로 포장할 수 없다는 것을 정치권은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