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맥주는 수입맥주에 비해 좀 싱겁다고 할까. 소맥(소주+맥주)용으로만 먹게 되더라. 종류도 많지 않고."
평소 맥주를 즐겨 마시는 지인이 한국맥주에 대해 아쉽다며 털어놓은 얘기다. 그는 국산맥주를 주로 파는 식당 외에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맥주를 살 때는 국산맥주보다 수입맥주를 고른다고 했다.
'맛없는 맥주'라는 편견은 국산맥주와 관련한 오해 중 하나다. 한국맥주를 좋지 않게 보는 시선은 두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맥아햠량(맥주 주원료인 중보리의 비율)이 낮아 밍밍하다는 것. 두번째는 제품 종류가 적다는 것이다.
이 중 맥아함량이 낮다는 것은 오해로, 주세법상 맥주의 맥아함량 기준이 1999년 66.7%에서 10%로 낮아지면서 이같은 오해가 빚어졌다. 수입맥주가 본격 한국에 들어올 당시 맥아함량이 66.7% 이하인 제품들이 상당수여서 정치권은 수입산에 대해 세금을 거두기 위해 제도를 보완했다. 그런데 소비자들은 이를 '국산맥주의 맥아함량이 낮아진 계기'로 받아들였다.
실제 국산맥주 맥아함량은 △프리미엄OB·맥스·클라우드 100% △하이트·카스 70% 등 낮지 않고, 다수 블라인드 시음에선 국산맥주가 싱겁다는 오해와는 반대로 명성 높은 수입맥주를 꺾기도 했다.
국내 맥주업체들의 노력에도 최근 국산맥주는 수입맥주의 시장점유율 상승으로 인해 고전하고 있다. '4캔 혹은 5캔에 1만원' 식의 판촉을 무기로 수입맥주의 시장점유율은 2011년 3%에서 지난해 10%를 넘어섰다. 반면 카스, 하이트, 클라우드 등 라거 위주의 국산 제품들은 '소맥용' 이미지로 인해 '싱겁다'는 오해를 이어갔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이 최근 여러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어 반갑다. 국내 첫 발포주로 맥주와 닮은 맛과 '1만원에 12캔' 가격경쟁력으로 판 흔들기에 나선 하이트진로 '필라이트', 국내 전용 한정판 '호가든 유자·체리' , 기존 라거시장에 긴장감을 불어넣을 롯데주류 '피츠' 등이 주인공이다.
편견을 바꾸기가 쉬운 일은 아니지만 신제품으로 꾸준히 고객을 유혹하는 노력을 지속하면 '맛없다'는 오해는 불식시킬 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