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 돈, 정말 안전합니다"…신뢰 회복에 '안간힘' 상조업계

이병권 기자
2026.02.16 07:00

[MT리포트]1000만 상조시대, '리부트'의 시간③신뢰 회복과 신사업 확장

[편집자주] 대한민국 상조산업(선불식 할부거래업)이 누적 선수금 10조원 시대를 열었다. 상조 서비스 가입자는 올해 10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질적 성장을 저해하는 고질적인 병폐가 박혀 있는 게 현실이다. 중소업체의 잇따른 폐업과 기형적인 회계 구조 속에서 위태롭게 운영되는 업체들, 고가 가전제품을 끼워 파는 기만적 결합상품 마케팅까지 판을 친다. 상조 서비스가 국민의 마지막 존엄을 지키는 진정한 '안식처'로 거듭나기 위해 필요한 게 무엇인지 상조산업 전반을 살펴본다.
상조업계의 '신뢰 회복' 노력/그래픽=이지혜

상조업계(선불식 할부거래업)에 대한 소비자 불신과 비판이 이어지면서 업계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선수금 보호 강화와 가격 구조 단순화, 직영 시스템 확대 등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분위기다. 상조업계는 상조 본연의 업무에 대한 신뢰 회복 노력과 함께 웨딩·헬스케어·여행 등 '토탈 라이프케어' 영역으로 외연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웅진프리드라이프는 선수금 보전비율을 법정 기준(50%)보다 높은 51%로 운영 중이다. 제1금융권 8곳(업계 최다)과 지급보증 계약 및 예치를 통해 보전하고 있다. 나머지 선수금은 전문 자산운용 조직이 정기적인 스트레스 테스트로 유동성을 관리한다.

올해는 '웅진프리드 360·450·540' 시리즈를 출시해 상품 구조를 단순화했다. 가격 체계를 명확히 하고 소비자가 예산에 맞춰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만기 완납 후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을 경우 납입금 100% 환급 구조를 도입해 목돈을 넣은 소비자의 우려를 줄였다.

보람상조개발을 운영하는 보람그룹은 직영 시스템을 강조한다. 산업 전반에 외주 의전에 따른 품질 편차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이를 원천 차단할 방안으로 마련됐다. 전담 조직인 FCT(Funeral Ceremony Team)가 장례의 모든 과정을 모두 관리한다.

직영 교육기관을 만들어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의정부·인천·부산 등 주요 거점에선 13개 장례식장과 장의리무진을 직접 운영 중이다. 선수금의 50% 이상을 금융기관에 예치하고 나머지는 예·적금과 부동산 중심으로 운용해 안정성을 확보했다.

교원라이프도 소비자에게 정보 공개를 확대하며 투명성을 높였다. 홈페이지에서 납입 액수·횟수를 상시 확인할 수 있도록 했고 회원증서와 계약정보를 알림톡을 통해 실시간으로 볼 수 있도록 개편했다.

의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업셀링'(고가상품 판매 유도) 등 불공정 관행에 대한 내부 모니터링도 운영 중이다. 선수금의 50% 이상을 제1금융권에 예치하고 나머지는 장례식장 등 관련 부동산과 안정적 금융자산에 투자하면서 지급여력비율은 105% 수준까지 높였다.

토탈 라이프케어로 나아가는 상조업계/그래픽=윤선정

상조업계는 이같은 신뢰 회복을 토대로 '토탈 라이프케어'로 미래 먹거리를 모색한다. 웅진프리드라이프는 웨딩홀 사업에 진출해 상조의 첫 접점을 '결혼'으로 옮기고 돌잔치·여행·시니어까지 이어지는 생애주기 서비스를 설계했다. 납입금을 여러 서비스에 전환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보람상조는 '라이프 큐레이터'라는 개념을 제시하고 반려동물 상조·생체보석 사업, 헬스케어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메가스터디교육, 법무법인 세종 등 이종산업과 제휴로 교육·법률 등 서비스를 확장할 방안도 찾고 있다.

교원라이프는 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무기로 사업 확대에 나섰다. 교육·렌털가전·여행·호텔 등과 연계한 전환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식이다. 특히 여행 전환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확장의 핵심축으로 자리 잡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투명한 운영을 해야만 미래 사업들도 차질없이 준비할 수 있는 것"라며 "생애주기 서비스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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