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퇴하려면 선불금 다 써라?…주병기 "스벅 약관 문제있으면 개선"

세종=박광범 기자
2026.05.27 12:00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공정거래위원회가 스타벅스 이용약관의 위법 여부를 들여다본다. 회원 탈퇴를 하려면 카드 잔액을 모두 사용하거나 잔액이 남은 카드의 등록을 해지해야만 한다는 내용 등이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이재명정부 출범 1주년 계기 기자간담회에서 "(스타벅스) 해당 약관을 살펴 문제가 되는 부분이 확인돼 개선할 부분이 있다면 개선하도록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벅스 선불식 충전카드 이용약관 제7조(회원 탈퇴 및 자격 상실)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회원의 탈퇴 요청이 있으면 조속히 제반 절차를 수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면서도 '단, 회원이 탈퇴를 요청할 때는 회원의 계정에 등록된 스타벅스 카드에 잔액이 없거나 잔액이 있는 스타벅스 카드가 모두 등록 해지돼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고 있다.

다시 말해 스타벅스 회원에서 탈퇴하려면 지불한 선불금을 모두 사용하거나, 계정에 연결된 카드 등록을 해지해야만 하는 것이다. 회원 탈퇴를 명목으로 선불금 환불 요구를 못하도록 일종의 방어막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현행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약관법)' 상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은 공정성을 잃은 것으로 추정될 수 있다. 공정성을 잃은 약관 조항은 무효에 해당한다.

공정위는 스타벅스의 회원 탈퇴 제도를 전반적으로 점검해 해당 약관의 불공정 여부를 판단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주 위원장은 스타벅스 환불 규정으로 논란이 된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이하 표준약관) 개정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표준약관이 스타벅스뿐 아니라 여러 업종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를 개정할 경우 또다른 부작용이 우려돼서다.

스타벅스는 표준약관에 근거해 선불카드 잔액의 60% 이상을 사용해야 잔액 환불을 해주는 규정을 운영 중이다.

주 위원장은 "검토는 하겠지만 현재로선 60% 기준을 너무 낮추면 (선불카드를) 다른 현금성으로 활용하는 빈도가 높아질 수 있다"며 "내수 진작 관점에서도 선불카드 발급을 활성화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어 60% 기준을 너무 낮추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스타벅스는 다음달 1일부터 14일까지 2주간 한시적으로 선불식 충전카드 잔액을 조건 없이 환불해주겠다고 밝힌 상태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자이 26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정부 출범 1주년 계기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사진제공=공정위

한편 주 위원장은 이번 스타벅스 사태의 경우 기본적으로 공정거래법 위반 사항은 아니라고 밝혔다. 주 위원장은 "스타벅스 카드와 관련해선 현재 공정거래법 위반 사항은 없다"며 "현재로선 스타벅스에 대해 규제를 한다든지, 제재를 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기업의 마케팅에 사용되는 모든 메시지와 자료는 소비자를 기만해선 안 된다"며 "(스타벅스는) 탱크라는 용어를 마치 중립적으로 사용한 것처럼 마케팅하는데, 그게 다른 의도로 사용된 것이라는 게 밝혀진다면 스타벅스가 다시 한번 국민에게 사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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