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아이폰X는 한국산이 아닙니다

유희석 기자
2017.09.19 03:33

중국 관영 언론이 반한감정 부추겨…도 넘은 추태, 자중해야

한국인들이 애플의 신형 아이폰을 한국산이라고 주장했다는 제목의 인민일보 기사. /사진=중국 인터넷 포털 갈무리.

지난주 애플의 신형 아이폰 공개 며칠 전 ‘한국 네티즌, 아이폰8(아이폰X 지칭)은 한국산이라고 강력히 주장’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중국 인터넷포털에 올라왔다. 제목만 봐도 반한감정을 부추기는 의도가 의심됐다.

"아이폰X 부품의 상당수가 한국산이라는 점 때문에 한국인들이 아이폰X에 'Made in Korea'를 새겨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게 기사의 요지다. 아이폰X를 분석하는 일부 한국 네티즌의 농담 섞인 반응을 침소봉대했다.

기사에는 댓글만 3000개 넘게 달릴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한국은 단오절도, 자동차, 비행기도 자신들이 발명했다고 한다”, “스티브 잡스도 한국인이라고 하지 왜?” 등 조롱이 대부분이었다.

중국을 대표하는 관영매체 인민일보 기사다. 중국의 관영 언론은 중국 공산당이 운영한다. 중국 정부가 나서 반한감정을 부추긴 꼴이다. 중국이 관영 매체를 동원해 한국을 모욕하는 건 이제 일상처럼 됐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양국 관계에 금이 간 이후 연일 한국에 대한 비난 강도를 높여왔다.

환구시보는 ‘한국은 개구리밥(부평초)이 될 것’, ‘한국 보수는 김치만 먹어 멍청’, ‘사찰과 교회에서 기도나 해라’ 등 막말을 내뱉었다. 오죽했으면 주중국 한국 대사관이 나서 항의했을까.

사드 보복으로 인한 중국 내 롯데마트의 영업정지, 현대자동차의 중국 공장 중단 사태 등에서도 중국 언론들은 한국 기업 때리기를 멈추지 않는다. 중국 방송사의 고질적인 한국 프로그램 표절에 중국 언론이 침묵하는 것과 대비된다.

국제사회에서 외교 마찰은 언제고 일어날 수 있다. 그렇다고 언론이 평범한 국민의 감정을 부추기고 공격하도록 선동해서는 될 일인가.

냉정하고 이성적인 판단, 대화를 통한 해결은 북한 문제 관련 중국 정부가 항상 강조하는 말이다. 최근 중국 관영 언론들의 보도 행태만 보면 중국 정부의 이 같은 태도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것 같다.

아이폰X는 미국 회사인 애플이 만들었다. 기기 조립은 중국에서 한다. 미국산인지 중국산인지 조금 헷갈리지만, 한국산은 아니라는 것을 한국인들은 알고 있다. 핵심 부품 대부분이 한국산이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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