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도시재생의 답은 뭘까...노들섬이 아쉬운 이유

오세중 기자
2019.09.26 05:13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영국의 테이트모던 미술관과 서울 노들섬 복합문화공간./자료=오세중 편집

#도시재생 성공사례로 여러 곳이 있겠지만 출장길에 마주한 '영국의 테이트모던' 미술관이 아직도 선명하다. 20년간 방치됐던 낡은 화력발전소를 개조한 미술관. 건물 한가운데에는 원래 발전소용으로 사용하던 높이 99m의 굴뚝이 솟아 있어 영국의 흐린 날씨와 묘하게 조화를 이뤘다.

도시재생이 시대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버려진 땅이나 낡은 건물을 단순히 부수고 짓는 개발 문제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재생이라는 형태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도시재생이 자주 언급된다. 특히 박원순 서울시장은 도시재생에 대한 열정이 명확하다. '전면적 재개발'이 아닌 지속 가능한 성장모델로서 '도시재생'을 자주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해외 성공사례도 마찬가지지만 도시재생사업은 마찰을 동반한다. 바뀌는 공간에 대한 낯섦과 다양한 우려 때문이다.

박 시장이 추진한 '서울로7017'도 초기에는 뒷말이 무성했다. 이제 '서울로 7017'의 초기 삭막함은 나무가 들어선 인공정원이 자리 잡으면서 시민들의 안식처로 거듭나고 있다. '서울로 7017'이 개장 후 약 2년 4개월만인 지난 24일 2000만번째 방문객을 찾았다는 것이 그 방증이다. 도시재생 후에도 안착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서울시가 공개한 노들섬은 예상을 빗나갔다. 개인취향으로 치부하기에는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 광경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노들섬을 음악섬으로 탄생시키고, 숲과 음악이 흐르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했다고 홍보했다. 박 시장이 서울시를 글로벌 음악도시로 성장시키겠다는 의지와도 맞닿아 있다. 이런 맥락에서는 하나의 도시를 음악으로 연결시키기 위한 박 시장의 노력이 엿보였다.

456석의 라이브하우스(1985,13㎡), 일상음악 공간인 뮤직라운지 '류'(393.38㎡), '류'와 연결된 펍 공간 '복순도가'(98.80㎡) 등 음악공간을 만들기 위한 흔적이 베어 있다.

그럼에도 건물의 미관은 너무 밋밋하고 딱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박 시장이 사석에서 '한강은 유람선을 타도 성냥갑 같은 동일한 아파트만 보이니 재미가 없다'고 말했던 것이 때마침 생각났다. 박 시장의 도시재생은 아기자기해도 보는 재미가 있는 서울을 만들겠다는 것으로 이해했다. 해석의 오류인지 혼란이 왔다.

한번 사업 계획이 엎어진 오페라하우스 같은 건물을 기대하지 않았다. 교통 유입 문제, 엄청난 예산, 그리고 무엇보다 웅장한 건물을 하나 짓는다고 랜드마크가 되는 것도 아니고 시민들의 문화생활 향유에 도움된다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번 언론에 공개된 노들섬은 많이 아쉽다. 인근의 한 주민은 "처음에 무슨 컨테이너박스 같은 가건물을 지어놓은 줄 알았다"고 부정적 시선을 쏟아냈다.

건축과 환경을 잘 조화시키는 미학적 요구가 반영되어야 하는 '도시재생'에 답이 있을까. 예술처럼 답은 없다. 다만 시민들이 느끼는 노들섬과 주변과의 이질감은 낯섦으로 치부하기에는 부족하다.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의 저자는 책에서 '좋은 건축물은 소주가 아니라 포도주와 같다'라고 말한다. 소주 비하가 아니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것이 아니라 포도주와 같이 토양에 영향(환경)을 많이 받고, 시간이 지날수록 풍미가 느껴지는 건축물이라는 설명이다. 아쉽긴 하지만 노들섬은 진화할 것이라고 믿는다.

오세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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