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이 1일 금융투자업계 수장으로서 3년간의 임기를 시작했다. 2일 열릴 취임식에서 나 회장은 협회 임직원들에게 자신의 비전 및 경영 계획 등을 제시할 예정이다.
그는 앞서 지난달 20일 치뤄진 선거에서 76.3%의 득표율로 압승한 직후 당선 소감문을 통해 "임기 동안 '자강불식'의 자세로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일성인 '자강불식(自强不息)'은 주역 64괘 중 첫번째인 '건괘'에 나오는 말로, 스스로 강해지기 위해 쉼 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조직 내부 혼란을 잠재우고 기강을 바로 세우는 한편, 회원사들의 이해 관계 등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조율해야 하는 등 앞으로 만만치 않은 과제들을 직면해야 할 나 회장은 마음을 굳게 먹고 험난한 길을 헤쳐 나가겠다는 의지를 이렇게 밝힌 듯 하다.
그런데 '자강불식'은 주역 '곤괘'에 나오는 '후덕재물(厚德載物)'과 늘 함께 언급된다. '후덕재물'은 넓은 땅에 두텁게 흙이 쌓여 있듯이 자신의 덕을 깊고 넓게 쌓아서 만물을 자애롭게 이끌어 나가라는 뜻이다. 덕행을 통해 관대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실제로 중국을 대표하는 칭화대의 교훈이기도 한 '자강불식 후덕재물'은 쉽게 말해 나 자신은 끊임없이 단련해 강하게 만들되, 타인은 덕으로써 너그럽게 포용하라는 가르침이다. 최근 흔히 회자되는 '내로남불'과는 정반대의 의미다. 아마 나 회장도 이같은 뜻을 염두에 두고 당선 소감문을 썼을 것이다.
극심한 갈등으로 상처투성이가 된 금투협의 상황을 볼 때 '금과옥조(金科玉條)'와 같은 가르침이다. 나 회장은 '엄정'과 '포용'이라는 두 가치를 가슴에 품고 금투협 임직원들을 만나 대화할 것이다.
공채 신입사원으로 증권사에 들어와 대표 자리에 올라 3번 연임에 성공한 그의 경영 능력과 리더십은 이미 검증됐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듯 하다.
그러나 나 회장은 앞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막대한 돈이 오가는 자본시장은 본질적으로 인간의 이성과 탐욕이 공존하는 곳이다. 시장의 각 참여자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뛰기 마련이고, 이 과정에서 충돌은 불가피하다.
이런 혼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아주는 것이 바로 나 회장의 임무다. 그의 성공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