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통언론뿐 아니라 유튜브 콘텐츠와 유사언론이 불러오는 명예훼손 문제가 사회적 파장을 키운다. 누구나 기자가 되고 어떤 채널도 '단독 보도'를 외칠 수 있는 시대다. 스마트폰 하나면 방송국이 된다. 유튜브 기반의 '저널리즘'은 기존 언론이 다루지 않는 이슈를 파헤치고 새로운 담론을 형성한다. 그러나 조회수와 광고수익이 곧 권력이 되는 구조 속에서 사실확인보다 과장·추측·선정성이 우선되기 쉽다.
언론중재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 언론조정중재 사례집에 따르면 매체유형별로는 인터넷신문을 상대로 한 조정사건이 2537건(64.4%)으로 다수를 차지하고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 콘텐츠에 대해 피해구제를 신청한 경우도 266건으로 증가폭이 컸다. 언론중재뿐 아니라 형사와 민사상 분쟁도 늘었다. 형법 제307조는 사실적시 명예훼손, 제309조는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책임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는 비방할 목적의 정보통신망 이용사실(또는 허위사실) 적시에 대한 처벌규정을 뒀다.
최근 법원은 당사자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영상을 촬영한 유튜버들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나아가 국회에서 추진 중인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언론사 및 유튜브 등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이 도입되면 고의적인 가짜뉴스엔 최대 15~20배의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것이 가능해질 수도 있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 등 해외에서도 유사한 고민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유튜브 기반 가짜뉴스 채널이 특정인을 범죄자 등으로 몰아 문제가 된 대표적 사례로 래퍼 카디 비가 유튜버 타샤 K를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이 있다. 타샤 K는 자신의 유튜브채널에서 근거 없는 허위사실(카디 비는 마약중독자, 성병보유자 등이라는 주장 등)을 여러 차례 유포했고 이로 인해 카디 비는 정신적 고통과 평판상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2022년 미국 법원은 카디 비의 명예훼손 손해를 인정해 타샤 K에게 총 400만달러(약 56억원) 상당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영국 통신규제기구 오프컴은 유튜브 콘텐츠까지 직접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유럽연합(EU)은 2023년 디지털서비스법(DSA)을 도입해 가짜뉴스에 대한 예방의무를 강화했다.
유튜브만 문제가 아니다. 본인이 본인에게 기자증을 발급하는 1인미디어를 비롯해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마이크로뉴스룸, 군소 유사언론 등의 개인간 분쟁에서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의 성범죄 의혹을 허위로 꾸몄고 이를 유사언론에 제보해 취재하는 형태로 분쟁 당사자가 언론을 무기처럼 활용한 사례들도 있다. 필자가 수행한 소송사건이 보도되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사실관계 확인이나 쟁점 등이 제대로 보도된 사례를 보기 힘들고 이해관계에 따라 왜곡이 존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더 문제는 한 언론사가 먼저 어떤 내용을 보도하면 다른 언론사들이 사실확인은 일절 하지 않고 그대로 인용보도를 하고 그 인용보도가 이어져 포털에 도배되면 왜곡된 보도의 피해자는 걷잡을 수 없이 피해가 누적된다는 점이다. 아무리 인용보도라 하더라도 명예훼손(사실적시든 허위사실적시든 출판물에 의한 것은 그 법적 책임이 무겁다)이나 손해배상 등 책임을 면하지 못한다.
언론의 자유는 중요한 헌법적 기본권임엔 틀림이 없다. 또한 언론은 권력을 감시하는 존재이자 동시에 인권을 보호해야 할 사회적 책무가 있다. 그러나 지금 유튜브 콘텐츠와 유사언론의 일부는 사실검증과 공익성을 저버리고 개인을 무너뜨리는 흉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취재와 보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근간이지만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고 책임에 걸맞은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