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자멸적 파업, 법원이 제동 걸 때다

[사설]자멸적 파업, 법원이 제동 걸 때다

머니투데이
2026.05.14 04:00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6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인근에 삼성전자 주주행동실천본부에서 설치한 삼성전자 노조 규탄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6.5.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6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인근에 삼성전자 주주행동실천본부에서 설치한 삼성전자 노조 규탄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6.5.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삼성전자 노사 협상이 13일 끝내 결렬됐다. 중앙노동위원회의 사후조정까지 무산되면서 파업 현실화 가능성이 커졌다.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사태는 이미 기업 내부 갈등의 수준을 넘어섰다. 반도체라는 국가 핵심 전략 산업을 뒤흔드는 '시스템 리스크'로 번지고 있다.

정부는 이례적으로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관계장관 회의까지 열어 "어떤 경우에도 파업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밝히며 상황 관리에 나섰다. 파업이 국민경제에 미칠 파급효과를 감안할 때 좌시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다만 정부는 긴급조정권 발동 등 강제적 개입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하고 있다.

반도체 라인은 한 번 멈추면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납기를 지키지 못해 고객을 잃을 수 있다. 파업이 반복될 수 있다는 인식은 곧 구조적 경쟁력 훼손으로 이어진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HBM 등 차세대 메모리 투자는 '속도전'으로 전개되고 있다. 타이밍을 놓치면 마이크론이나 중국 기업의 추격을 허용할 수밖에 없다.

한국 경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단지 한 산업에 그치지 않고 주식시장과 성장률까지 좌우한다. 파업은 단순한 생산 차질을 넘어 국가 경제에 직접적인 충격을 준다는 의미다. 하루 1조 원이라는 손실 추정치보다 더 심각한 것은 신뢰, 투자, 공급망이 한꺼번에 흔들리는 '보이지 않는 비용'이다.

노동권은 존중돼야 하지만 삼성전자 노조의 쟁의가 '권리 행사'라는 이름으로 무제한 정당화될 수는 없다. 공공복리를 중대하게 침해하는 수준에 이르면 제한이 불가피하다. 노동조합법이 긴급조정 제도를 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국가 핵심 전략 산업에서의 쟁의는 그 파급력만큼 더 엄격한 기준이 요구된다.

이제 남은 것은 사법적 판단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위법한 쟁의행위를 막아달라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고 이날 수원지방법원에서 심리가 마무리됐다. 법원은 쟁의행위의 적법성뿐만 아니라 경제적·사회적 피해의 규모와 회복 가능성까지 들여다봐야 한다. 위법 소지가 있거나 공공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뚜렷하다면 법원은 가처분을 통해 '자멸적 파업'에 분명한 제동을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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