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삼성 반도체 패권은 지금부터

머니투데이
2026.04.08 04:05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1~3월) 매출 133조 원, 영업이익이 57조200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755% 증가했다고 공시한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삼성전자 종가가 표시돼 있다. 2026.04.07. hwang@newsis.com /사진=황준선

삼성전자가 국내 기업 사상 전례 없는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1분기 매출 133조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을 한 분기 만에 훌쩍 뛰어넘었다.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전 분기 대비 90% 이상 치솟았고 세계 최초로 6세대 HBM4 양산과 출하에 성공해 글로벌 빅테크의 주문까지 잇달아 따낸 결과다. AI 반도체 시대가 삼성에게 절호의 기회로 작용했다.

그러나 축배만 들고 있을 수는 없다. 완제품(DX) 부문은 반도체 부품 가격 급등으로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가전(VD·DA)과 스마트폰 모두 부진한 성적을 나타냈다. 수익성 회복이 시급하다. TSMC와의 수율 격차 등으로 인해 7%대까지 떨어졌던 파운드리의 수익성과 점유율도 끌어올려야 한다. 최근 엔비디아·AMD·테슬라 등에서 주문을 따내며 반전의 시동을 걸었고 2나노 이하 첨단 공정의 수율 조기 안정화가 그 관건이 될 것이다.

성과를 이어가기 위한 과감한 투자도 서둘러야 한다. 지난 5년간 경영에 부담을 준 12조원 규모의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상속세 납부가 이달로 마무리된다. 막대한 현금 유출과 지배구조 제약이라는 이중 족쇄가 함께 풀리는 셈이다. 이재용 회장의 '뉴 삼성'은 이 기회를 AI·반도체·바이오 등 미래 전략 사업에 대한 대대적 투자와 멈춰 있던 대형 M&A로 과감하게 연결해야 한다.

삼성을 둘러싼 환경도 바뀌어야 한다. 회사가 경쟁사 수준 이상의 파격적 성과급을 제안했음에도 노조가 이를 거부하고 파업을 택한 것과 같은 소모적 대립은 이제 접어야 한다. 정치권도 새만금 반도체 이전 압박처럼 표를 의식한 개입으로 기업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은 분초를 다투는 전시 상황이나 다름없다. 삼성이 머뭇거릴 시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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