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초호황으로 올해 국세수입이 2년 전 대비 100조원 넘게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한국에 찾아온 절호의 기회다. 향후 한국 경제의 향방은 초과세수를 AI(인공지능)·첨단산업 인프라에 투자하느냐 아니면 일회성 예산으로 소진하느냐에 달렸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법인세 증가가 예상되자 정부는 3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서 올해 국세수입 전망치를 415조4000억원으로 25조2000억원 늘려 잡았다. 하지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계속 상향되면서 국세수입 증가폭은 1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기업이익 증가는 법인세, 성과급은 근로소득세 증가로 이어진다. 증시 활황에 따라 증권거래세 수입도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초과세수 사용은 과거 교훈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반도체 호황으로 2021년과 2022년 10조원 이상이 교육교부금으로 추가 배정됐다.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초과세수는 국채 상환, 지방교부세·교육교부금 정산,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 채무 상환, 추가경정 예산 편성 등에 활용한다. 지방교부세와 교육교부금은 각각 내국세의 19.24%, 20.79%로 자동 배정되며 초과세수도 마찬가지다. 교육교부금은 유·초·중·고 학생 대상으로만 사용가능한 '칸막이 예산'인데, 학령인구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예산이 증가하면서 예산 낭비를 부추겼다.
초과세수 사용처로는 AI·첨단산업 인프라 투자, 재정건전성 관리 및 양극화 완화를 고려해볼 수 있다. 다만 이번 초과세수가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에서 비롯된 만큼, AI·첨단산업에 필수적인 전력·용수 인프라 구축에 집중 투입하는 게 순리다. 특히 한국전력에 대한 자금지원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한전은 2038년까지 73조원을 투입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에 신규 송배전망을 건설할 계획이다. 하지만, 부채(206조원)·차입금(128조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전이 매년 내야 하는 이자만 4조원이 넘는다.
6·3 지방 선거에서 여야 정당들이 세수 증대를 의식해 구체적인 재원 조달 계획 없이 대규모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 공약을 내놓는 것도 검증해야 한다. 조단위 지역상품권 발행 계획이나 초중고교 신입생 현금 지급 등이 대표적이다. 초과세수를 선심성 현금살포 등에 사용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