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청담고 前교장 "정유라, 박태환·김연아처럼 되게 도와줬다"

최민지 기자
2016.11.04 04:35

체육교사는 "교장 지시에 따라 대회 출전 횟수 초과도 인정한 것" 반박

서울시교육청 감사관들이 31일 오전 '비선 실세 국정 농단' 의혹의 중심에 있는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양의 모교인 서울 강남구 청담고등학교로 현장감사를 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교육청은 청담고의 체육 특기학교 지정 과정을 포함해 정유라 씨 학교 출석 여부 등 여러 특혜 의 혹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사진=뉴스1

비선실세 최순실씨(60·개명 후 최서원)의 딸 정유라씨(20·개명 전 정유연)는 고교 시절 훈련과 대회 출전을 이유로 학교에 거의 나오지 않았지만 서류상 법정 출석일수를 충족했다. 심지어 고3 때는 실제 학교에 등교한 날이 28일밖에 되지 않지만 이 역시도 정씨의 졸업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정씨는 또한 연간 대회 출전 횟수를 4회로 제한하는 교육당국의 지침도 어겼다. 최순실씨는 딸이 이 같이 규정을 수도 없이 어기는 과정에서 담임교사와 교장에게 3번이나 돈봉투를 건넸다.

이 모든 의혹에 대해 키를 쥐고 있는 이는 올해 8월까지 청담고 교장으로 근무한 뒤 퇴직한 박모씨다. 박 전 교장은 서울시교육청 감사 문답을 통해 "최씨가 돈을 건넸으나 받은 적은 없다"며 특혜의혹을 부인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노웅래 의원(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제공받아 인터뷰 형식으로 정리했다.

박 전 교장은 정씨가 고3 1년 내내 수업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을 출석인정 처리했다. 이에 대해 박 전 교장은 "정유연 학생이 국가대표로 선발됐고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한 훈련이 필요하다는 승마협회의 공문도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전 교장은 "확실하지는 않지만 당시 교육부에서 시·도교육청을 통해 국가대표 학생선수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저는 박태환, 김연아 선수와 마찬가지로 정유연 학생도 운동을 전공할 것으로 예상돼 적극적인 지원이 학생을 도와주는 길이라 판단했다. 언론에서 2013년 승마대회 건을 다루기 전에는 정유연 학생이 누구 딸인지도 몰랐을 뿐만 아니라 정윤회 씨 딸인 것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대우를 하지 않았다. 정유연 학생의 출석인정과 관련해 당연히 외압, 청탁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승마협회가 정씨의 출석인정을 위해 학교에 발송한 공문 중에는 선후가 맞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승마협회는 정씨가 2014년 3월24일부터 6월30일까지 국가대표 훈련으로 인해 수업을 빠지더라도 출석으로 인정해달라며 공문을 보낸 바 있다. 하지만 정작 공문은 3월31일에 접수돼 정씨가 미리 결석을 한 후 공문으로 출석일수를 끼워맞추려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이에 대해 박 전 교장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미루어 짐작하건대 실제 훈련에 돌입하고도 공문이 오지 않아 먼저 학교에서 결재를 하고 승마협회 공문을 추후 보완하도록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문이 오기도 전에 정씨의 출석을 인정해줬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셈이다.

정씨가 연간 4회 출전 제한 규정을 어기고 무분별하게 대회에 나가면서 결석이 잦아지자 체육담당교사 송모씨는 2013년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최씨가 거세게 항의했고 체육담당교사가 교체됐다. 송 교사의 문제 제기에 대해 박 전 교장은 "4회 규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방학 때는 예외이고 국제대회도 별도인 것으로 알고있다"며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일축했다.

체육교사와 박 전 교장의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도 있었다. 마찬가지로 시교육청 감사에 임한 예체능부장 교사 이모씨는 "교장이 '정유연 학생의 4회 이상 출전을 허락했으며 그 책임은 본인이 진다'고 얘기했다"며 "교장의 지시가 합당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기관장 지시였기에 따랐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박 전 교장은 "그런 식의 표현을 한 기억은 없다"며 "4회 제한 규정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출석부와 나이스에 기록된 정씨의 출석일수가 제각각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소홀한 면이 있었다"며 단순 실수임을 강조했다. 또한 정씨가 내부결재 공문 없이도 일상적으로 조퇴를 한 것에 대해서는 "연간 운동부 훈련계획서에 포괄적으로 표현하라고 지시했을 수도 있지만 확실하지는 않다"고 모호하게 답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