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이 2년 전 전산망 마비 사태 이후 재난복구 시스템 도입을 위한 시범사업에 24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국정자원은 올해 예산으로 약 5570억원을 편성했다. 이는 지난해 예산 5184억원 대비 약 7.4%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재난복구 시스템 도입을 위한 예산은 전체의 0.4%에 불과했다.
앞서 국정자원은 2023년 11월 국가행정망 마비 사태 이후 '액티브-액티브' 재난복구(Disaster Recovery·DR) 시스템을 도입키로 했다. 이 시스템은 두 개의 센터가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운영되는 구조로, 한 쪽에서 장애가 발생해도 다른 쪽에서 즉시 서비스를 이어받는다. 정부는 올해 시범사업 이후 각 부처가 기관별로 예산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정부 시스템 전반에 대한 DR 시스템 도입을 추진할 예정이었다.
국정자원은 올해 통합운영관리시스템(nTOPS)의 재해복구 시스템을 '액티브-액티브' DR 시범 구현 대상으로 선정하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nTOPS는 국정자원 센터 내 운영 중인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전체를 총괄 관리하는 핵심 시스템이다.
하지만 시범사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예산 편성액이 너무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스템의 복잡도에 따라 이중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국정자원 내부에서만 이용하는 시스템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하다보니 검증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것. 이재용 국가정보자원관리원장은 "예산과 무관하게 시범사업이기 때문에 규모가 작고 실패해도 부담이 적은 내부 시스템을 (검증 대상으로) 고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난복구 대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직접적인 피해를 받은 96개 시스템의 복구에는 최소 4주가 걸릴 전망이다. 김민재 행안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향후 복구될 때까지 대국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전체 시스템 복구율은 11.2%(오후 4시 기준)로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이날 시스템 장애로 곳곳에서 혼란이 발생했다. 우체국에선 신선식품 배송 등이 여전히 불가능했고 우편물 무인 접수 기기는 작동을 안 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KTX 승차표 창구도 업무에 차질을 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