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고립과 은둔 생활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과 그 가족까지 돌보는 종합 프로젝트를 내놨다. 2030년까지 5년간 총 1090억 원을 투입해 91만명 이상의 고립은둔 청년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고립은둔 청년들을 가족·사회와 연결하고, 다시 세상과 마주할 용기를 주는 두 번째 종합대책 '고립은둔 청년 溫(ON)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2023년 고립은둔청년 종합대책을 내놓은 데 이은 두 번째 프로젝트다. 정책 방향을 기존 '사후 지원'에서 '발생 예방'으로 전환한 게 골자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실태조사 결과 서울 내 전체 서울시 청년인구(19세~39세) 중 사회와 단절된 채 생활하는 은둔청년은 약 5만4000명(2%),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는 청년은 약 19만4000명(7.1%)에 달했다.
이날 발표한 고립은둔 청년 종합대책은 △생애주기별 가족 지원 △정서 및 전문의료 지원 △사회적응 및 자립지원 △고립은둔청년 발굴 및 관리시스템 강화 △인식개선 등 5대 분야 18개 과제다. 서울시와 자치구, 재단과 센터, 교육청, 학교, 민간기업이 협력해 촘촘한 회복시스템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은둔고립 징후가 있는 아동, 청소년을 조기에 발굴하고 가정에서 예방과 치유를 지원한다. 당사자와 부모교육·가족상담을 확대해 청년들의 고립은둔 발생을 사전에 막는 방식이다.
시 고립예방센터와 가족센터(25개소)에서 아동·청소년 고립·은둔검사와 부모대상 상담을 진행한다. 부모교육은 지난해 약 2300명에서 올해 2만5000명(온라인 2만명, 오프라인 5000명)으로 10배 이상 늘린다. 고립은둔 청소년 지원 프로그램인 '행복동행학교'에서도 부모와 자녀 간 관계 회복을 돕는 '가족동행캠프'를 신설한다.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에서 추진하는 고립은둔청소년원스톱패키지 지원사업은 현재 노원, 도봉, 성북, 송파 4개소에서 내년까지 9개소로 확대한다. 고립은둔 청년의 부모와 형제자매를 지원하는 '리빙랩(Lab)'도 도입한다. 가족지원 리빙랩에서는 가족캠프, 힐링프로그램 등을 통해 가족 간 유대감 회복을 돕는다. 올해 100가족 대상 시범운영 후 확대 계획이다.
전문 심리 치유 프로그램을 늘리고, 전담의료센터를 신설한다. 지난해 4월부터 9개월간 5만9605명이 이용한 '서울마음편의점'의 청년 특화 버전인 '청년마음편의점' 5곳을 대학, 학원가 등 청년밀집지역과 지하철역 인근에 운영한다. 365일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외로움안녕120'에서는 청소년지도사 등 유관 자격증과 경력을 보유한 상담사를 우선 채용하고, 인공지능(AI)기반 정신건강상담 챗봇 '마음e' 서비스도 확대한다.
반려동물을 통한 치유 기회인 '마음나눌개' 사업도 도입한다. 시립동물복지지원센터에서 청년들이 유기동물 목욕과 산책을 시키고 펫티켓 교육 등 사회화 과정에 참여를 도울 계획이다. 또 동물보건사·애견미용사 등 관련 직종에 대한 실무경험까지 연계해 청년들이 다시 사회로 한 걸음 내디딜 기회를 부여한다. 오는 7월에는 정신고위험군 청년 전담 의료센터 '청년 마음클리닉'이 은평병원 내 설치한다. 자살고위험군의 경우 상담비는 물론 신체손상 치료비도 연 최대 100만원까지 지원한다.
사회복귀를 돕는 단계별 챌린지도 실행한다. 외부활동을 억지로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차근차근 사회에 적응하도록 세심하게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e스포츠, 정원, 한강 스포츠 등을 연계한 사회적응 기회와 문화체육처방을 마련한다. 1인 미디어 창작 일 경험이나 시각장애인용 도서 입력 등의 온라인 자원봉사를 연계해주는 '서울In챌린지'를 운영한다. 사회활동 체험을 통해 본인 성향에 맞는 일자리를 찾는 것이 목적이다.
또 자발적 외부활동 '서울Go챌리지'를 진행한다. 장기간 외출이 없는 청년들이 손목닥터9988과 연계한 걷기미션을 시작으로 2~3인이 함께 걸으며 사회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으로 이뤄지는 챌린지다. 올해 10월부터는 '온라인 기지개학교'를 운영한다. 중장기 커리큘럼을 도입하고 모의 직장 운영부터 고립은둔청년도 일할 수 있는 사업장에서의 일경험, 청년인턴캠프 등 경제적 자립 기회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고립은둔청년이 중장년층으로 넘어가도 공백없이 지원받도록 '서울잇다플레이스'에 중장년 전담클리닉(40세~64세)을 설치해 하반기 운영을 시작한다. 서울청년기지개센터에서 39세까지 지원을 받던 청년들이 40세부터는 서울잇다플레이스에서 지원을 받도록 돕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고립은둔 청년에 대한 지원은 단순한 복지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미래를 지키는 투자”라며 “서울시는 단 한 명의 청년도 외로움 속에 홀로 남겨지지 않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청년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다시 세상과 연결될 수 있도록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