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이종걸 원내대표가 돌아왔다. 그는 안철수 의원의 혁신전당대회를 거부한 문재인 대표에 반발해 약 44일 동안 당무를 거부해오다 지난 20일 최고위원회에 참석하며 복귀했다.
문 대표와 당내 투톱을 이루고 있는 이 원내대표의 복귀이지만 정가의 주목도는 떨어졌다.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선대위원장을 맡고, 박영선 의원이 잔류를 선언하는 가운데 그의 거취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4·13 총선이 다가오는 가운데 이 원내대표가 재부상할것으로 보는 이들은 드물다. 이 원내대표의 브랜드는 '경제민주화 시즌2'다. 그런데 브랜드의 원조격인 김종인 위원장과 재벌개혁을 앞세운 박영선 의원이 전면에 나서게 됐다. 동반성장을 내세운 정운찬 전 국무총리까지 합류할 경우 이 원내대표의 존재감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질적인 당내 입지도 불안하다. 김종인 위원장이 구성한 선대위 16명에 이 원내대표측으로 분류되는 인사는 단 한 명도 없다. 김 위원장은 "선대위 안에 계신분이 비대위원이 된다고 해서 운용에 큰 문제가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선대위를 바탕으로 비대위가 구성될 경우 그의 입지를 짐작해볼 수 있다.
문재인 대표의 거취결정에 이은 '김종인 체제'의 구성은 모두 그가 당무를 거부하던 기간 안에 이뤄졌다. 이 원내대표는 최고위에 참석해 문 대표와 위기에 빠진 당의 앞날, 원내협상 등의 의견을 주고 받기 보다 '통합 여행'을 이유로 당밖의 인사들과 회동을 해왔다. 여당에서 "당 대표가 원내 협상을 지휘한다"고 비꼬을 정도로 스스로 당의 중심에서 멀어졌다.
이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해 6~7월에도 최재성 의원의 사무총장 인선을 놓고 문 대표와 대립한 끝에 당무를 거부한 적이 있다.
더민주 관계자는 "원내대표는 당대표와 함께 당의 중심을 지켜야 하는 자리"라며 "역대 당대표 중 원내대표의 영역을 그나마 존중하는 스타일인 문 대표에 맞서서, 그것도 두 차례나 당무를 거부한 것은 무책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의 당무거부는 결국 잃은 게 많은 수였다는 지적이다. 당 체제를 주도적으로 바꾸고 자신의 브랜드를 적극적으로 내세우는데 실패했다. 그는 4선 의원을 거치는 동안 비주류의 대표주자로 지내왔다. 독립투사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 인권변호사 출신이라는 훌륭한 배경에도 불구하고 '비주류 의식'을 넘지 못하는 한계를 보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