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軍 내의 '金내의' 된 이유...특정업체 몰아주기 의혹

오세중 기자
2016.12.26 06:00

[the300][군납비리-③]군수사, 2015년 입찰경쟁 전환시 특정업체만 가능한 규정으로 개정

서울 전통시장의 군용품 매장./사진=뉴스1

군납 비리가 계속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특정업체 몰아주기’를 가능하게 만드는 군납 규정이다.

26일 머니투데이더300(the300)이 군납 관련 업체들로부터 입수한 자료와 업체들에 따르면 피복 관련 군납 업체와 육군 군수사령부가 제시한 납품 규격에서 특정업체가 독점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군수사가 특정업체만 납품 가능한 군납 규격을 제시해 특정업체의 독점 체제를 유지시켜 주는 형태다. 군 팬티와 겨울용 내의와 같은 피복 관련 군납계약에서는 H보훈단체와 W염직 업체의 독점이 10여년 간 지속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머니투데이the300과의 통화에서 "군납 분야가 썩을 대로 썩어 '그 나물에 그 밥'"이라며 "결국 방사청 원가과 출신이 W염직에 재직했고, 보훈단체 등에도 예비역 장성이 가 있으니 군납 관련 부서에서 봐주는 것 아니냐"고 독점권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반복되는 군납비리...수의계약과 방사청의 '모르쇠'

군납비리는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2012년 방산업체 7곳이 모두 비리로 휘말리면서 군납비리가 다시 수면 위에 떠올랐다.

그럼에도 2014년 다시 연간 1000억원 규모의 군 피복 사업에서 군납 비리가 터졌다.

일반적으로 정부가 관련 사업을 계획할 때 특정 액수가 넘으면 경쟁입찰로 업체를 물색해야 하지만 국방부 규정에 의해 보훈단체는 수의계약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사업주체로 나선 보훈단체와 이 곳과 관계가 있는 특정 업체가 수의계약을 통해 수년 간 군납사업에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겨울 내의의 납품 사업의 경우 "H보훈단체가 2012년까지 100% 수의계약을 통해 완전 독점하는 형태였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독점을 해오던 업체들이 '원가 부풀리기', '백마진' 등으로 비리가 적발된 이후에도 방사청과 재계약을 계속 이어왔다는 것이다.

방사청은 2014년 군 피복 사업에서 군납비리가 적발됐을 때도 '물량 확보에 차질이 생긴다'는 이유로 비리 업체들의 인증을 취소하지 않았다.

심지어 방사청은 2015년에는 부당 이득을 챙긴 군납 업체들과 400억원에 가까운 납품 계약을 맺었다. 이들 업체들이 법원에 제기한 부정당업자 입찰참가자격 제한 집행정지 신청 등이 기각됐는데도 방사청은 이를 무시하고 물량을 배정해 '유착'의혹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일부 입찰경쟁 전환...군수사의 규격으로 '특정 업체' 특혜 의혹

이같이 군납비리가 끊이질 않자 군 당국은 동내의 납품 물량 중 일부를 입찰경쟁으로 전환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겨울 내의 납품 사업의 경우 "H보훈단체가 2012년까지 100% 수의계약을 통해 완전 독점하는 형태에서 2012년 군 납품비리로 2015년부터 일부 입찰경쟁(16%)으로 바뀌었다"면서 "하지만 군수사가 새롭게 동내의 규정을 개정하면서 조건이 까다로워져 지난 10여년간 독점하던 업체만 제공할 수 있는 기준으로 다시 바꿨다"고 말했다.

군수사가 제시한 군납 규격에 맞춰 원단을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H보훈단체와 W염직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2014년까지 두 가지 원사(실)를 사용한 원단이 2015년 규격 개정 이후 5가지 원사를 사용한 원단으로 편직, 염색해 제조하는 걸로 바뀌었다"며 "특히 이 원사 중 아크릴 항균사를 제시할 수 있는 업체는 H보훈단체와 W염직밖에 없어 이들을 통하지 않고는 원단 공급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두 업체 몰아주기 정황을 지적했다.

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동내의의 경우 1~3가지 원사를 사용해 편직을 하는데 5가지 원사를 사용해 편직하는 동내의 원단은 전무하다는 것이다.

특히 군수사가 특정 편직기(이중편기 24게이지)로만 편직을 한 원단으로 동내의를 제작해야 한다는 규격 기준을 넣은 것도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H보훈단체가 이 이중편기 24게이지 편직기를 보유하고 있다.

심지어 한 군납 업체는 경쟁계약으로 동내의 입찰을 따냈지만 H보훈단체와 W염직이 자신들만이 제공할 수 있는 원단 수급을 지체시키면서 동내의 납품이 지체돼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를 본 업체는 현재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군수품 개혁차원에서 군납 기준을 민간품 상용화하듯 바꿔야 한다고 하면서도 여전히 규격이 특정업체 몰아주기 형태로 돼 있다"며 "단지 군납비리가 조달청 이전 문제로 근절되는 것이 아니라 군수품 규격 기준 자체가 바뀌어야 이 유착의 연결고리를 어느 정도 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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