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만남을 거부하는 남자가 있다. 지난 대선 때 이틀이 멀다하고 TV토론을 했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다. 북한 안보 문제 대처방안 등을 논의할 여야대표 회동 제안에 홍 대표는 “적폐세력인 나를 왜 부르냐. 전혀 반대의 안보관을 갖고 있는데 만나서 무슨 말을 하겠는가”라며 대화를 거절했다.
현재 한국당은 제1야당이자 ‘분명한’ 야당이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 여당의 정반대편에 서 있다. 원내 107석을 보유한 한국당은 여당이 추진하는 대부분 사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최근엔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의 부결까지 이끌어냈다. 반면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은 문 대통령이 국민의당 지도부에 전화를 걸고 민주당이 호소문을 내는 등의 노력으로 가결됐다. 정치권에선 여당 뿐 아니라 야당의 한계라는 말이 나온다. ‘여소야대’ 상황이긴 하지만 한국당 입장에선 ‘야소’인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작은 여당’으로서 야당과 함께 하지 않고선 국정운영이 어렵다는 점이 확인된 만큼 제1야당도 또다른 야당과 손을 잡지 않고는 반대와 견제를 성공시킬 수 없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북핵 문제로 안보 위기가 최고조에 달하고 경제상황도 녹록치 않은 가운데 청와대가 전격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여야가 단결해 국가 위기를 극복하자며 대통령이 손을 내민 것이다. 추석 전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의 만남을 통해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자는 취지도 담겨있다. 하지만 홍 대표는 그 손을 뿌리쳤다. 홍 대표는 지난 7월19일 문 대통령과 여야대표 첫 회동에도 불참했다.
물론 제1야당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싶은 속내를 모르는 바 아니다. 다른 야당과 겸상하는 것은 모양새가 떨어진다고 생각할 수 있다. 다만 문 대통령이 ‘여소야대’의 한계를 느끼듯, 홍 대표도 ‘소수 제1야당’의 현실을 알아야 한다. 자칫 국정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비판을 홍 대표만 뒤집어 쓰고 싶은 것일까. 상황에 따라 여당과 ‘주고 받는’ 협상도, 일단 만나야 하는 것이다. 대화를 거부하는 논리적 당위성이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