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공정위 국제카르텔 미스터리..사건 절반 공소시효 넘겨

이건희 기자
2018.10.25 04:02

[the300]김병욱 민주당 의원 "언론 통해 국제카르텔 파악한 공정위…해외당국 협조체계 마련해야"

지난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위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2014년 이후 제재를 가한 국제카르텔(담합) 사건 중 절반 가량을 공소시효가 지난 뒤 처분 결정을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위가 일부 사건은 언론기사 등을 통해 파악하는 등 해외 공정당국과의 협조도 미진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정위로부터 제출받아 25일 공개한 '2014년 이후 국제카르텔에 대한 제재 현황'에 따르면 공정위가 과징금을 부과한 국제카르텔 20건 중 9건이 공소시효가 지난 뒤 결정이 내려졌다. 전체 건수 중 45%에 달하는 규모다.

20건 중 공정위가 공소시효 기간 안에 결정을 내린 건은 11건이었다. 이 중에서 고발은 6건이었다. 총 14건인 미고발 건 중 5건은 공소시효 이전에 결정이 내려졌다. 공소시효 경과 외 미고발 사유에 대해 공정위는 "사안의 경미성·위반기간·가벌성 등을 종합 고려해 고발 여부를 결정하고, 자진신고는 원칙적으로 고발이 면제된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공소시효를 넘긴 결정 때문에 관련 기업의 불복소송에서 패소하기도 했다. 자동차 콤프레서 담합 건으로 공정위가 2016년 12월 일본기업 덴소코퍼레이션(덴소)에 과징금 41억원을 부과했다가 이후 불복소송에서 진 건이다.

공정위가 김 의원 측에 별도로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건은 2011년 12월26일에 공동행위 자진신고로 공정위에 접수됐다. 공소시효일은 2014년 9월1일이었다. 공정위의 미고발, 과징금 결정은 2016년 12월이었다.

이에 덴소는 공정위의 처분이 법 위반행위 종료일로부터 5년을 경과하지 않아야 한다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49조'를 근거로 불복소송을 했다. 결국 공정위는 서울고등법원 재판에서 패소했다.

공정위는 "최초 자진신고서에 충분한 증거자료가 포함되지 않았고, 외국사업자인 관계로 신고내용 및 자료보정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공정위가 2014년 이후 처분 내린 국제카르텔 20건 중 10건에 대해 불복소송이 제기된 상황이다. 과징금 규모로는 3109억원 중 1149억원에 달한다. 재판이 진행 중인 6건을 제외하고 공정위가 전부 승소한 건은 1건뿐이었다. 일부패소를 포함한 패소는 3건이다.

김 의원은 공정위가 국제카르텔 관련 자료를 제출하면서 "(사건) 처리 당시 시점에서 언론기사 등을 통해 파악"했다고 소개했다. 국제카르텔 사건을 원활히 처리하기 위한 해외 공정당국과의 정보공유 시스템조차 없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국제카르텔은 시장경쟁을 가로 막아 한국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데 공정위의 안일한 대응이 실망스럽다"며 "해외 공정당국과의 긴밀한 협조 체계를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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