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홍콩ELS, 판매 중단이 능사 아냐

김성은 기자
2024.02.01 05:55

지난 29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정무위)에서 다뤄진 가장 큰 주제 가운데 하나는 홍콩H지수연계증권(홍콩 ELS) 상품의 대규모 손실 우려였다. 한 의원은 "정무위 소속 의원실로 투자자들의 민원 전화가 쏟아진다"며 금융당국에 빠른 실태 조사와 대책을 요구했다. 급기야 홍콩 ELS와 같은 옵션매도 구조화 상품은 은행에서 팔아선 안 된다는 주장이 나왔고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사실상 공감하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이날 정무위 이후 실제로 일부 시중 은행은 ELS 상품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커지자 은행들이 ELS 상품 판매를 일시 중단하긴 했지만 그 방법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정무위 전체회의에서는 한 번 듣고 이해하기 어려운데다 수익은 제한적이고 손실은 제한이 없다시피한 상품 구조에 대한 지적도 여러차례 제기됐다. 만약 지적대로 상품 자체에 큰 하자가 있었다면 증권사가 상품을 고안해 출시한 단계에서부터 금융당국이 이를 제대로 관리 감독하지 못했다는 뜻도 된다. 당국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ELS는 우리나라에 출시된 지 20년도 넘은 상품이다. 그럼에도 상품에 연계된 주요 지수가 급락할 때마다 비슷한 문제가 반복돼왔다. 손실을 본 투자자들을 모두 피해자로 봐야할지 여부는 매번 정치권과 당국이 고민해운 문제들 가운데 하나였다. 상품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판매가 있었다면 마땅히 해당 판매사를 일벌백계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ELS가 예금이 아닌 투자상품인 이상 자기책임의 원칙이 적용돼야 함에도 이론의 여지가 없다. 실제 피해자인지 여부를 구분할 수 있는 확실한 제도의 구축과 이를 대중들에게 제대로 알릴 수 있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지금은 금리가 크게 올랐지만 한 때 그 전까진 초저금리가 상당기간 지속됐다. 자산을 불리기 위해 예적금 뿐 아니라 증권 투자에 눈 돌리는 것이 사실상 필수인 시대가 됐다. ELS에 버금갈 정도로 복잡하고 다양한 투자상품들이 나오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이번 사태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 불완전 판매 부분에만 국한해 볼 것이 아니라 투자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다시 짚어봐야 한다. 투자상품이 고안되는 단계에서부터 관리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도 함께 살펴봐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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