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상승세를 보이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격차가 10%포인트(p) 안팎으로 줄었다. 지지율 격차가 한 자리 수로 좁혀질 경우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러나 김문수 후보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는 것이 지지율 추가 상승을 가로막고 있단 분석이 나온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길리서치가 글로벌이코노믹 의뢰로 지난 11~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5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3일 발표한 차기 대통령 후보 선호도를 조사(무선 ARS RDD 방식)한 결과 이재명 민주당 후보 49.5%, 김문수 후보 38.2%,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5.7%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김문수 후보와 이재명 후보의 격차는 11.3%p다.
오마이뉴스·오마이TV가 여론조사기관 메타보이스에 의뢰해 공식 선거운동 기간인 12~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등록한 후보자 7명을 모두 불러준 후 누구에게 투표할지 물은(무선 RDD를 활용한 ARS 방식) 결과 이재명 후보 47.5%, 김 후보 36.1%, 이준석 후보 8.7% 등으로 나타났다. 김 후보와 이재명 후보 간 격차는 11.4%p다. 이 조사에서 김 후보가 30%대 지지율을 기록한 건 처음이다.
아시아투데이-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가 지난 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후보 지지도' 여론조사(무선 RDD를 이용한 ARS조사 방식)에서는 이재명 후보 47%, 김 후보 39%로 격차가 한 자릿수(8%p)로 좁혀졌다. 이준석 후보(8%)와 김 후보를 합치면 이재명 후보와 동률이다.
반면 뉴스1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2~13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 지지도를 물은 결과(휴대전화 전화조사원 인터뷰) 51%가 이재명 후보라고 답했다. 이어 김 후보 31%,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8%였다.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 8%, '모름·응답 거절' 1%였다. 김 후보와 이재명 후보의 격차는 일주일 전 조사 때(18%p)보다 벌어진 20%p로 조사됐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김문수 후보 확정 직후 여론조사의 경우 전화면접 조사는 이재명과의 격차가 유지되거나 좁혀져도 소폭인 반면 ARS조사의 경우 일부 한 자릿수로 좁혀지는 등 김문수의 반등세가 나타난다"며 "전화면접 조사에선 아직 김문수 지지를 밝히길 꺼리는 '샤이보수'들의 침묵의 나선이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김문수 후보로서는 단일화 과정에서 실보다 득이 많다고도 볼 수 있다"며 "이재명 후보에 비해 서사가 부족했는데 쌍권(권영세·권성동) 지도부와 맞서며 김문수만의 히스토리가 생겼고 상대를 제압해 나가는 과정을 보이며 전략적인 이미지가 구축되면서 이재명과 싸울 수도 있겠다는 믿음을 줬다"고 평가했다.
다만 김 후보의 상승세는 '기술적 반등'의 성격이 강하다는 게 대체적 평가다. 단일화 파동 등이 정리되고 후보가 확정되면서 국민의힘 지지층이 선택지를 좁혔기 때문에 나타나는 지지율 상승에 가깝단 것이다. 공식 선거운동 3일간 김 후보의 행보나 발언 중 지지율 상승을 이끌어낼 결정적인 모멘텀이 없었단 이유에서다.
특히 김 후보가 탄핵의 강을 넘기 위한 전향적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중도층을 떠나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보수 지지층조차 완전히 포섭하지 못하고 있단 분석이다. 실제로 정당 지지율 격차보다 김 후보와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여전히 크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국민의힘 지지층 중에서도 탄핵에 찬성한 이들이 40% 가까이 된다"며 "그 사람들한테 김문수를 뽑는 건 모욕적이고 민주주의 가치관에 배치되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이들이 김문수를 선택하도록 하려면 윤 전 대통령 출당 등 조치가 빠르게 나와야 하는데 하지 않는 것은 대선에서 이길 의지가 없는 게 아닌가, 김문수 캠프의 관심이 대권보다 당권에 있지 않느냐는 의심이 들게 만드는 대목"이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이 선결되지 않으면 한동훈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 등 중도보수 인사를 포섭하기 어렵고, 추후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나 연대 논의 자체가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엄 소장은 "이재명 후보의 경우 자기 진영을 확실히 잡아놓으니 중도나 보수로 우클릭해도 군말이 없잖나"라며 "중도 확장이 되려면 먼저 보수진영 통합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