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지먼트 업계에서는 연예인 1인 기획사 시스템을 단순한 절세 목적으로 보는 것은 오해라고 주장한다. 연예인 스스로 커리어와 지식재산권,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해 1인 기획사를 설립하는 게 트렌드라는 것이다. 과거의 잣대로 특정 연예인을 타깃으로 조사한 뒤 법범자의 굴레를 씌우기보다는 명확하고 예측 가능한 기준을 제시하는 게 과세당국이 할 일이라고 항변한다.
과세당국은 1인 기획사가 세금을 줄이기 위해 만들어진 '페이퍼컴퍼니'일 가능성에 주목한다. 국세청은 1인 기획사가 실제 매니지먼트 업무를 했는지 여부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 매니저 고용, 차량 운영 등의 비용이 1인 기획사에서 명확히 처리되지 않았다면 탈세로 간주한다. 가족이 기획사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도 논란거리 중 하나다.
16일 한국매니지먼트연합에 따르면, 1인 기획사는 △아티스트 멘탈 케어 및 장기 커리어 관리 △IP (지적재산권)개발 및 콘텐츠 기획 △전속계약 및 출연 계약에서 발생하는 위약금·손해배상 책임의 직접 부담 등을 책임진다. 단순 매니저 고용과 차량 운영에 역할이 그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매니지먼트연합 관계자는 "1인 기획사들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연예인의 일부 권한을 대리하는 회사로서 기능하고 있다"며 "법원에서도 법인이 실질적 사업을 영위하고, 계약상 책임의 주체가 되며, 독자적인 사업 모델을 구축한 경우를 기준으로 점차 실체있는 법인으로 인정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1인 기획사는 해마다 점점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5 대중문화예술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1인 기획사 소속 대중문화예술인 비율은 2020년 2.5%에서 2022년 4.1%, 2024년 4.3%로 증가했다. 반면 대형 기획사 등 기존 매니지먼트에 소속된 비율은 같은 기간 14.8%에서 9.1%로 떨어졌다.
한 세무법인 관계자는 "국내외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스포츠 선수와 연예인, 예술인의 경우 당사자가 직접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1인 기획사처럼 제3의 법인을 통한다"며 "강한 신뢰관계에 있는 가족 등에 의해 법인이 운영되고 일반 기획사가 맡기 어려운 업무도 도맡아 처리한다"고 강조했다.
1인 기획사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연예인 개인을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세무업계 관계자는 "1인 기획사는 전속계약시 인성교육 및 정신건강지원, 사생활 관리, 상표권 등 IP 권한에 따른 책임 등 상당히 많은 업무 부담을 진다"며 "이런 사실관계에 대한 고려없이 1인 기획사를 탈세의 창구로 보는 건 맞지 않는다"고 했다.
연예계에선 명확한 과세 기준이 필요하다는 말도 나온다. 최근 전례없는 세무당국의 1인 기획사 대상 집중 세무조사와 대대적인 과세도 명확한 가이드라인없이 이뤄졌다는 게 이들의 인식이다. 대중적 이미지를 가장 중시하는 연예인들이 세금 몇 푼 아끼려고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의도적으로 탈세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연예기획사 대표 A씨는 "연예계에선 유명해지면 세무조사를 받는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세무법인을 고용해 세금처리를 하는데도 탈세로 단정짓고 국세청 조사가 시작된 사실이 알려지면 모든 피해가 연예인 개인에게 돌아간다"고 했다.
매니지먼트연합도 최근 사태와 관련해 △개인 법인에 대한 산업적 실체를 인정하는 명확한 과세 가이드라인 마련 △법인의 실질적 역할, 리스크 부담, 사업 구조를 반영한 사전 예측 가능한 과세 기준 수립 △단속과 추징 중심이 아닌 투명한 운영을 유도하는 제도 개선 △K-컬처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저해하지 않는 전향적인 행정 해석과 정책적 결단 등을 요구했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1인 기획사 자체를 탈세 목적의 회사로 보는 건 맞지 않는다"라며 "실질 과세 원칙을 지키기 위해 (정부가) 예측 가능한 과세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