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조 소매치기범' 몸던져 검거한 앳된 순경…우리동네 '서장' 됐다

오석진 기자
2024.08.01 05:00

[우리동네 경찰서장(22)]최영기 서울 방배경찰서장 "'더 안전한' 방배 만들 것"

[편집자주] [편집자주] 형사, 수사, 경비, 정보, 교통, 경무, 홍보, 청문, 여청 분야를 누비던 왕년의 베테랑. 그들이 '우리동네 경찰서장'으로 돌아왔습니다. 행복 가득한 일상을 보내도록 우리동네를 지켜주는 그들. 서울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연일 구슬땀을 흘리는 경찰서장들을 만나봅니다.
최영기 방배경찰서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 1997년 8월 청량리경찰서 답십리파출소(현 동대문경찰서 답십리지구대)에 근무하던 최영기 순경은 야간순찰 중 오토바이를 탄 남성 2명을 목격했다. 자세히 보니 이들은 한 중년 여성의 가방을 빼앗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최 순경은 곧바로 달려가 2인조 소매치기를 현행범 체포했다.

# 같은달 무더웠던 밤, 최 순경은 술에 취한 듯 어눌하게 말하는 한 남성을 맞닥뜨렸다. 피 묻은 과도가 눈에 들어왔다. 계속된 추궁에 그는 "어제 저녁 옆 사람을 찔렀다"고 실토했다. 즉시 수갑을 채워 파출소로 데리고 갔다. 모텔 장기투숙자가 술을 마시고 흉기를 휘두른 살인미수 사건이었다.

사건과 불의에 '몸부터 반응'했던 최영기 순경이 27년이 흘러 올해 초서울 방배경찰서장로 부임했다. 최 서장은 "아직도 파출소에서 밤을 꼬박 새우며 근무하고 공원에 나가 주민들과 인사하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미소지었다.

방배경찰서, 체감안전도 조사 서울 경찰서 31곳 중 '1위'

최영기 방배경찰서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최 서장은 순경부터 시작해 청문감사관, 기동단장 등 다양한 직을 거쳤다. 2015년에는 방배경찰서 경무과장도 지냈다. 그는 집 같은 방배경찰서로 돌아오게 돼 행운이라고 했다.

최 서장은 "경무과장으로 근무하던 당시 파악해둔 관내 특성들이 많은 도움이 된다"며 "방배경찰서는 치안이 무척 안정적인 곳"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관내 주민들이 얼마나 안전하다고 느끼는지'를 묻는 체감안전도 조사에서 방배경찰서는 서울경찰청 31개 경찰서 중 1위를 기록했다.

이 외에도 △2023년 치안고객만족도 종합 11위 △같은해 직원 직무만족도 9위 △2024년 4월 기준 치안고객만족도 민원 분야 5위·112 처리 분야 7위를 하는 등 전반적으로 만족도 및 치안 관련 수치가 상위권이다.

최 서장은 "제가 서장으로 부임하기 전부터 이어지던 방배경찰서의 특성"이라며 "경찰서 직원들의 노력에 지역 주민들이 신뢰를 보내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방배경찰서 산하에는 서초구 방배동, 반포동 일부가 포함된 8개 동을 관할하는 4개의 지구대·파출소가 있다. △남태령지구대 △서래파출소 △이수파출소 △방배1파출소 등이다.

최 서장은 "요즘 자주 발생하는 청소년·여성·노약자 대상 범죄에 대해 생각이 많다"며 "물론 시민을 지키는 일은 최우선적으로 경찰의 일이지만 지역사회와도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배경찰서는 지난 6월 △방배경찰서 △교육지원청 △푸른나무재단과 보호 업무 협약을 맺고 세화여고에서 △교사 △학부모 △전문기관 등을 대상으로 한 '학교폭력 대응을 위한 지역사회 콘퍼런스'를 열었다. 그는 "걷는 속도가 느린 노약자를 위한 횡단보도 신호, 여성안심길 시설 보완, 공중화장실 불법 촬영 카메라 탐지 등 활동도 이어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팀장들 '서장 의자에', 서장은 일반 의자에…"우리 모두 같은 경찰"

최영기 방배경찰서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방배경찰서가 중요시 하는 것은 직원 간 소통이다. 최 서장이 부임한 후 관할 지구대·파출소 순찰팀 팀장들을 "전부 모셔" 서장실에서 대담을 했다. 팀장들이 경찰서장 의자에, 최 서장이 일반 의자에 앉았다. 그는 "서장이나 팀장이나 모두 같은 경찰이라는 점을 느끼게 해 주고 싶었다"고 했다.

최 서장은 "직원들 직무만족도가 좋아야 업무효율이 높아지고 지역사회에 더 나은 치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직무만족도를 높이려 소통과 근무환경 개선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최 서장은 어떤 서장으로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에 "기억에 안 남는 게 목표"라며 미소지었다. 최 서장은 "누군가가 이 시절을 회상하면서 '그 시절 직원들 분위기도 좋고 큰 사고도 없었지'라고 생각하도록, 서장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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