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가 1일 2시간 근무?…대법 "최저임금 적용 피하기 위한 탈법"

택시기사가 1일 2시간 근무?…대법 "최저임금 적용 피하기 위한 탈법"

정진솔 기자
2026.05.14 11:26
대법원 청사./사진=뉴스1
대법원 청사./사진=뉴스1

택시회사가 최저임금 지급 의무를 피하려고 소정근로시간을 인위적으로 줄이거나, '1일 2시간' 등 실제와 괴리가 큰 소정근로시간을 유지하려는 행위는 위법하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제2부(대법관 권영준)는 울산지역 택시회사 소속 운전기사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단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14일 돌려보냈다.

울산 소재 택시회사 소속 운전기사들은 정액사납금제 방식으로 임금을 받아왔다. 정액사납금제는 운전기사가 회사로부터 일정한 고정금을 지급받는 동시에, 일정 금액의 사납금을 회사에 납부하고 이를 초과한 운송수입금을 가져가는 구조다.

최저임금법 특례조항이 시행되면서 분쟁이 시작됐다. 특례조항은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도록 한다. 초과운송수입금은 생산고에 따른 임금에 해당한다. 택시회사들은 고정급 부분만으로 최저임금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에 택시회사들은 임금 협정을 통해 인위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거나, 1일 2시간 근무 등 특례조항 시행 전 과소하게 정해진 소정근로시간을 유지하고자 했다.

기사들은 이 같은 합의가 최저임금법 특례조항의 취지를 무력화하는 탈법행위에 해당해 무효라며, 최저임금 차액 등을 청구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해당 합의가 특례조항 취지를 무력화하기 위한 행위라고 볼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반면 대법원은 택시기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먼저 대법원은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가 무효라고 판단했다. 해당 합의가 최저임금법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회피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한다는 이유에서다. 또 단축된 소정근로시간과 실제 근로 시간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고 볼 소지도 크다고 봤다.

종전 소정근로시간을 그대로 유지하는 합의도 효력이 없다고 봤다. 대법원은 "1일 소정근로시간 2시간은 실제 근로 시간과 현저히 괴리된 비현실적인 시간에 해당한다"며 "그 무렵 울산광역시 소재 다른 택시회사들의 소정근로시간과 비교하더라도 현저히 짧은 2시간으로 그대로 유지한 것은 그 주된 목적이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회피함에 있었고, 실제 근로 시간과 소정근로시간 사이에 상당한 불일치도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기존의 소정근로시간이 실제 근로 시간과 현저히 괴리돼 비현실적인 시간으로 정해지는 등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면 무효라고 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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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솔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정진솔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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