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경찰서장
형사, 수사, 경비, 정보, 교통, 경무, 홍보, 여청 분야를 누비던 왕년의 베테랑. 그들이 '우리동네 경찰서장'으로 돌아왔습니다. 행복 가득한 일상을 보내도록 우리 동네를 지켜주는 그들. 서울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연일 구슬땀을 흘리는 경찰서장들을 만나봅니다.
형사, 수사, 경비, 정보, 교통, 경무, 홍보, 여청 분야를 누비던 왕년의 베테랑. 그들이 '우리동네 경찰서장'으로 돌아왔습니다. 행복 가득한 일상을 보내도록 우리 동네를 지켜주는 그들. 서울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연일 구슬땀을 흘리는 경찰서장들을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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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COVID-19) 대유행 시기 K-방역의 전 과정에 경찰력이 닿지 않는 곳이 없었다. 경찰은 수사·정보·생활안전 수많은 기능을 위기관리에 투입했다. 감염에 치명적인 공항 검역소부터 보건소, 다중이용시설까지 사회 곳곳에 경찰이 있었다. 24시간 대응이 가능하고 전국에 뻗어있는 경찰 조직은 실질적인 현장 총괄자였다. 자가격리자 소재 파악, 위반자 조치, 우한 교민 수송 작전까지 모두 경찰이 참여했다. 아무도 선뜻 교민 수용에 나서지 않을 때 경찰은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을 임시시설로 사용했다. 이후 격리시설이 된 대학 기숙사나 진천 공무원연수원에서 경비 역할도 도맡았다. 2020년 1월 중국 우한발 첫 확진자가 입국하면서 경찰청 위기관리센터는 국가 감염병 대응 체계의 한 축이 됐다. 당시 위기관리센터장은 총리 주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배석하며 질병관리본부와 여러 부처 요청사항을 조정했다. 위기관리센터장은 이듬해 인사로 전보될 때까지 1년간 매일 회의를 참여했다. 위
"항상 위험에 사전적으로 대비해야 합니다." 2000년 서울경찰청 정보과에서 근무를 시작한 양승호 금천경찰서장(사진·53)은 2016년 경찰청 정보과 노정계장, 2022년 서울청 정보분석과장 등을 역임한 베테랑 정보경찰이다. 2010년 서울 G20 정상회의가 열렸을 때 양 서장은 바삐 움직였다. 당시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집회로 안전 우려가 크게 불거진 상황이었다. 같은 해 유럽에서 대규모 불법 시위가 일어나 한국에서도 과격한 집회가 벌어질 수 있다는 외신 보도까지 나왔다. G20 정상회의는 11월에 열렸지만 당시 서울청 정보과 노정실장이었던 양 서장은 연초부터 집회 대비를 시작했다. 위험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밤낮없이 정보 업무에 매진한 결과, 우려와 달리 집회가 인명피해 없이 마무리되는 데 기여할 수 있었다. ━금천구 특성 분석해 치안 정책 수립… 실전 대비 훈련 진행━ 양 서장은 '미리 문제를 발굴해 위험에 사전적으로 대비하는 것'을 정보경찰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8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2023년 4월 '강남 대치동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 당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장이던 안동현 중부경찰서장은 단순한 마약 사건이 아니라는 점을 직감했다. 그의 예상은 들어맞았다. 일당은 고등학생들에게 "집중력 강화에 좋다"며 마약이 든 음료를 건넨 뒤, 인적 사항을 확보해 부모에게 거액을 요구하는 협박 전화를 걸었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피해자는 9명. 음료엔 1회 투약량의 3배가 넘는 마약 0.1g이 들어 있었다. ━신종 마약사건 수사 지휘… 총책 송환까지 이뤄내━안 서장은 보이스피싱 조직이 마약을 범행 수단으로 활용한 신종 수법으로 판단했다. 마약범죄수사대와 보이스피싱 수사계를 연계한 공동 수사팀을 꾸렸다. 이후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 추적, 마약 유통망 추적, 불법 중계기 운영자 적발 등 세 갈래 수사를 벌였다. 끈질긴 추적 끝에 불법 중계기 운영자 김모씨를 사건 발생 3일 만에 검거했다. 마약 음료를 제조한 길모씨와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홍대입구역부터 상암 월드컵 경기장까지. 서울 마포구는 이른바 '핫플레이스'로 불리는 젊은이들의 성지다. 각종 콘서트와 스포츠 이벤트 등 문화 행사도 열려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꼽히기도 한다. 김완기 마포경찰서장(사진·51)은 마포구 치안 수요를 '종합선물세트'와 같다고 표현했다. 형사·수사·경비·교통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사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홍대 거리에 위치한 마포서 홍익지구대의 112신고 건수는 일평균 188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경찰, 관계성 범죄 적극 대응해야"… 지역 특성 고려해 효율적 운영━김 서장이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는 '관계성 범죄'다. 관계성 범죄는 가정폭력·아동학대·스토킹·교제폭력 등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가 형성된 상황에서 발생한다. 경찰 입직 2년 차였던 2001년, 김 서장은 파출소장으로 근무했다. 당시 친딸을 수년간 강간해 온 피의자 40대 남성을 잠복 끝에 검거하고 피해자 A양의 쉼터 입소를 지원했다. 이후에도 1년 가까이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진 2020년, 세계 각국에서 동양인을 겨냥한 혐오 범죄가 잇따랐다. 영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런던 히드로공항과 피커딜리 서커스 광장, 에든버러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이 현지인에게 이유 없는 폭행과 인종차별적 모욕을 당했다. 2020~2024년 주영국대사관에서 경찰주재관으로 근무한 최인규 관악경찰서장(사진·52)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최 서장은 우선 피해자 지원에 주력했다. 피해자들과 대면 또는 전화 상담하고, 수사기관 신고 방법과 24시간 긴급 연락망을 안내했다. 필요한 경우엔 에든버러 등 피해지역에 직접 방문해 상담했다. 런던경찰청장과 직접 만나 인종혐오범죄의 심각성을 강조하고 피해자를 보호해달라고 요청했다. 2021년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을 향한 극성 축구팬들의 온라인상 인종차별 공격이 벌어졌을 때에도 바삐 움직였다. 영국 외교부에 외교 서한을 보내고, 런던경찰청 관계자들과 해당 사건 관련 회의를 열어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영국 경찰은 수사를 벌여
2020년 5월, 경찰은 N번방 창시자 '갓갓'을 붙잡았다. 그 배경에는 사이버 수사의 대가이자 당시 경찰청 책임수사지도관이었던 정석화 동작경찰서장(사진·54)이 있었다. 정 서장이 갓갓 수사를 담당하던 경북지방경찰청에 파견된 건 2020년 3월 말. 이후 한 달여 만에 경북청은 갓갓 검거에 성공했다. 갓갓은 2018년 9월부터 2020년 1월까지 텔레그램 방을 개설해 아동성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최초 N번방 운영자다. IT기술 지식을 활용해 추적이 어려운 방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수년간 수사를 진행했지만 그는 검거 전까지 단 한 번도 용의자나 참고인 선상에 오른 적이 없었다. 정 서장은 갓갓을 잡기 위해 20권이 넘는 수사 기록을 읽었다. 과거 10여개 수사기관에서 갓갓 검거에 실패한 뒤 작성한 기록으로, 한 권당 A4용지 10㎝가 넘는 분량이었다. 업무 시간에 다 읽을 수가 없어 3~4일 동안 늦은 밤까지 사무실에 남아 모든 자료를 읽었다. 정 서장은 이 기록들이 갓
김경규 서울 중랑경찰서장(52)은 경력 29년 중 절반을 수사 관련 부서에서 근무한 '수사통'이다. 2023년 서울경찰청 수사과장 당시 전세사기 피의자들에게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하도록 이끌어 7개 조직에 혐의를 적용했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성과로 전세사기 피의자들로부터 몰수 및 추징 보전한 범죄수익은 1300억원에 달했다. 전세사기 피의자들을 범죄단체로 특정하는 과정은 어려움이 따랐다. 범죄단체로 규정하려면 조직 강령과 역할에 따른 임무가 부여돼야 하는 등 형법상 구성 요건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이다. 김 서장은 "피의자나 피해자 진술뿐 아니라 객관적 자료도 필요했다"며 "(범죄단체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일선 수사관들이 많이 노력했다"고 말했다. 어려움에도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하기 위해 노력한 건 그래야 피해자들이 일정 부분 피해금을 회복할 수 있어서다. 부패재산몰수법에서는 특정사기범죄 중 범죄단체조직죄 피의자의 범죄수익을 몰수·추징보전해 피해자에게 돌려줄 수 있도록 정하고
2004년 집시법에 소음 규제 조항이 신설되는데 당시 경찰청 정보국 경위였던 박재영 서울 광진경찰서장(49)이 큰 역할을 했다. 박 서장은 선배인 김수환 현 부산경찰청장과 집회가 자주 발생했던 마로니에 공원에서 소음부터 측정했다. 특정 상가와 거주지를 중심으로 최고 소음을 파악해 개정안 통과를 위해 국회 관련 상임위원회를 찾아다녔다. 시위자들의 반대에 직면했지만 대학로 인근 주민과 상인의 불편을 국회에 전달하면서 규제 필요성을 설득하는데 도움을 줬다. 박 서장은 "소음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시위자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도 균형 있게 보호해야 한다"며 "집시법 제1조에도 입법 취지가 그렇게 나와 있다"고 했다. 이후 집시법은 소음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데 박 서장은 주민과의 소통에서 실마리를 찾은 셈이다. 26년 경력 중 절반 이상을 정보 경찰로 근무한 '정보통'의 강점은 광진경찰서장으로 활동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그는 수많은 사람과 소통한 경험을 지역 주민의 목소리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선고가 내려진 지난달 4일. 집회·시위가 일상이었던 서울 용산구 한남동과 대통령실 인근에선 아무런 불상사가 벌어지지 않았다. 그 배경엔 '경비 전문가' 서재찬 용산경찰서장(사진)의 치밀한 판단과 노련한 지휘가 있었다. 부임한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 서 서장은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라는 중대 상황을 맞았다. 그는 가장 먼저 현장의 기본부터 살폈다. 선고 전날엔 주력 기동대를 관내에 재배치했고, 사전에 위험 요소를 분석해 경력을 촘촘히 보강했다. 집회 참가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한 한강진역과 버티고개역 인근엔 형사과·수사과 소속 경찰 60명을 미리 배치해 충돌을 사전에 차단했다. 선고 당일엔 현장 경찰관들에게 보호 장비 착용을 지시했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캡사이신까지 준비했다. 서 서장은 "시민들의 높아진 준법 의식 덕분에 큰 사고 없이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독도 지키던 경찰, '경비 전문가'로 성장━ '경비 전문가' 서 서장의 경
# "요즘 잘 안보이던데…연락도 안되고" 2020년 8월3일 부산 중구의 한 마을 정자. 어르신들이 모여 나누는 대화가 심상치 않다는 직감이 들었다. 주변을 수색한 결과 1시간30분만에 기력이 쇠한 채 말 없이 누워있던 할머니를 발견했다. 찌는 듯한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시기였다. 집안 곳곳 거미줄이 빨랫줄처럼 걸려 있었다. 할머니는 부산대병원 응급실로 긴급 이송됐다. # 지난 5월10일 부산 금정구 한 노인복지센터. 80대 치매 어르신이 사라졌다. '검정 모자에 빨간 점퍼를 입은 할아버지' 인상착의를 특정하고 '야쿠르트 아줌마'들에게 달려갔다. 이들은 약 20분만에 사라진 어르신을 찾아냈다. 실종 어르신을 한 시라도 빨리 찾기 위해 야쿠르트 매니저들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른바 '주민에게 묻는' 이웃순찰제도가 시민들의 생명을 지킨 사례다. 2019년 부산경찰청 생활안전과장 근무 당시 해당 제도 계획을 수립한 정석모 금정경찰서장은 "과거 112신고가 들어와야 적극적으로 나서던 패러
"전세자금대출로 어렵게 마련한 보증금이에요. 집주인이 돌려주지를 않아요." 2021년초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에 이런 첩보가 입수됐다. 서울 강서구, 관악구 등에서 빌라 524채를 사들인 '세 모녀'가 억대에 달하는 보증금을 세입자에게 반환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이런 사건은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고'로 불렸다. 일각에선 세입자들이 준비를 소홀해한 것 아니냐며 오히려 세입자를 타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자력 구제를 위해 발품을 팔던 사건을 '공적 영역'으로 끌어냈다. 500채가 넘는 주택을 갭투자 방식으로 사들인 세 모녀가 보증금 상환이 불투명한 상황을 알면서도 세를 내준 데 주목하고 '미필적 고의'를 적용했다. 이른바 '세 모녀' 중 50대 김모씨는 지난 6월 1심 재판에서 사기죄의 법정 최고형인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서울청 강력범죄수사대장으로 수사를 지휘한 최진태 경기 남양주남부경찰서장(59·간부후보생 42기)은 "전국적으로 유사한 피해가 더
"인터넷 사이트에서 'OO 몰카'라고 검색하니 수많은 영상이 나왔어요. 사람이 죽으면 (남은 영상을) 유작이라고 하는데… 제가 그렇게 되지 않을까 무서워요." 2018년 7월 한 인터뷰가 공개되면서 온 사회가 술렁였다. 영상 콘텐츠를 쉽게 내려받는 웹하드인 줄 알았던 '그곳'이 불법 촬영된 영상들의 유통 플랫폼으로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우리 사회에 적잖은 충격을 줬던 '위디스크·파일노리 사태' 수사는 이렇게 시작됐다. 경찰이 파악한 위디스크 등의 불법 음란물은 5만2000여건. 불법 촬영물 유통 생태계를 구축하고 수백억원의 이익을 거둔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전 회장이 실소유주였다. 경기남부경찰청은 2018년 11월 '사이버·형사 합동 수사전담팀'을 꾸려 양 전 회장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는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경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양 전 회장의 사무실을 급습했지만 중요 증거물은 모두 인멸된 뒤였다. 당시 경기남부청 사이버안전과장으로 합동수사팀을 진두지휘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