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16일 오전 8시30분 인천 미추홀구 한 건물 옥상. 박주형 인천 미추홀경찰서 주안역지구대 경위(37) 등 경찰관 2명이 몸을 낮추고 소리 나지 않게 문을 열었다. 이들은 발소리를 죽인 채 난간에 걸터 앉은 20대 여성 A씨에게 다가가 빠르게 구조했다.
이날 비극을 암시하는 짧은 112신고 하나로 A씨를 구조한 박 경위는 평소 동료들로부터 '범인 잡는 귀신'으로 불린다. 박 경위는 지난 2월 발생한 '쌍둥이 영아 사망사건'의 범인을 검거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지난 2월1일 오전 경찰에 '아이들이 죽은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 장소는 미추홀구 한 모텔이었다. 박 경위와 팀원들이 객실에 도착했을 땐 생후 49일 된 쌍둥이가 숨진 채 누워있었다. 객실에는 어머니 B씨와 아버지 C씨 뿐이었다. B씨는 몸을 심하게 떨어 말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신고자는 C씨였다. 그는 "아침에 자고 일어나보니 아이들이 죽어 있었다"며 "왜 죽었는지 전혀 모르겠다"고 했다. 수상함을 느낀 박 경위는 모텔 출입구와 복도 CCTV(폐쇄회로 TV) 영상을 확인했다. 부부는 전날 아이들을 안고 모텔에 들어왔다.
외부에서 객실로 들어온 사람은 없었다. C씨는 "왜 죽었는지 모르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신원 조회 결과 친모 B씨는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범죄로 수배 중인 상태였다.
박 경위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부부를 긴급 체포했다. B씨는 "새벽에 아이들이 너무 울어서 뒤집어 놨다"고 자백했다.
박 경위는 2022년 한해에만 약 400건의 검거 성과를 올렸다. 이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두 차례나 특진했다.
박 경위는 지난 6월초 조수석과 뒷좌석에 검은 비닐봉지 등이 지저분하게 실린 차량을 불심검문한 끝에 마약 사범을 검거했다. 해당 차량 조수석 서랍과 트렁크에서 마약 투약용 주사기 200여개가 발견됐다.
지난 4월 야간 순찰 중에는 1년 이상 도피한 40대 남성을 체포했다. 그날 남성은 과하게 브레이크를 밟고 차선을 변경하려했다. 수상하게 여긴 박 경위는 차량 번호를 조회해 해당 차량이 '대포차'임을 확인했다. 정차시키고 인적사항을 확인하니 사기, 건조물 침입 등 혐의로 체포 영장이 발부된 남성이었다.
박 경위는 "근무하면서 차량 조회와 불심검문을 많이 했다"며 "절도 사건이 발생하면 퇴근 후에도 도주 경로에 있는 CCTV 영상을 확인했다. 그러다가 '범인 잡는 귀신'이라는 별명이 생겼다"고 했다.
박 경위는 고등학생 때 TV프로그램 '경찰청 사람들'을 보면서 경찰관을 꿈꿨다고 한다. 체육학을 전공한 그는 태권도 사범으로 일하다 28살에 경찰관이 됐다.
그는 범인 검거뿐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위해 봉사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한다. 지난 8월에는 금융감독원을 사칭하는 보이스피싱범(전화금융사기) 전화를 받고 2500여만원을 인출해 전달하려던 79세 여성을 찾아 피해를 예방하기도 했다.
박 경위는 "최근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기부를 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어떤 봉사활동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