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에 가면 가끔 '너무하다' 싶은 부모들이 보인다. 실내를 뛰어다니거나 다른 테이블 손님을 성가시게 구는 자녀를 방치하는 이들이다. 돌쟁이 아이와 함께 온 입장에서 보더라도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리면 오히려 부모가 눈을 부라리는 경우도 봤다.
자기 자식에 대한 사랑이 과하다 못해 비뚤어진 게 아닌가 생각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자녀를 사랑한다면 할 수 없는 행동들이 자꾸 보인다. 이젠 깨달았다. 비뚤어진 건 그들의 '자식 사랑'이 아니라 '자기 사랑'이었다.
노키즈존은 여전히 사회적 논란이다. 운영 취지를 옹호하는 이들 못지않게 '차별'이라며 비판하는 사람이 많다. 2017년 국가인권위에서 "노키즈존은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에 따른 차별"이라는 해석을 내린 영향도 컸다.
사실 연령을 근거로 손님을 제한하는 업장이 노키즈존만은 아니다. 최근 이슈가 된 '50대 이상 남성 출입금지' 술집들은 심지어 성별까지 적시해 손님을 가려 받는다. 상당수의 클럽은 '수질관리'를 이유로 오래전부터 입장객의 나이를 체크했다.
업종은 다르지만 이런 자영업자의 공통점은 '매출'이다. 업장 전체의 분위기를 해치는 일부 고객군을 배제함으로써 나머지 손님들의 평안함을 지킨다. 당장 눈앞의 매출 일부를 손해 보지만 추후 발생할 리스크를 해소함으로써 보다 큰 장기 매출을 지키는 게 목적이다.
다만 노키즈존과 다른 매장의 '연령제한'은 차이가 있다. 클럽이나 술집에서는 나이 많은 손님 그 자체를 막는 것이다. 대신 노키즈존을 운영하는 카페나 음식점은 '어린아이'를 막는 게 아니었다. 그 아이들을 통제하지 않는 '부모'를 막기 위해 노키즈존 간판을 달고 있었다.
노키즈존 밖에서도 책임감 없는 부모를 본 적이 적지 않다. 대형 마트에서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기 직전에 유모차를 들이미는 한 부모를 보고 식겁했다. 자칫 아이가 손을 밖으로 내밀고 있었더라면 다칠뻔했기 때문이다. 그 부모는 아이를 쳐다보지도 않고 엘리베이터 안에 자신이 비집고 들어갈 공간을 창출하며 다른 승객들이 열림 버튼을 일찍 안 눌러줬다고 구시렁대기 바빴다.
아이를 앞세워 무리한 요구도 한다. 음식점에서 아기 먹을 음식을 따로 달라며 메뉴판에 없는 레시피를 주문하거나 공짜로 '덤'을 강요하는 부모도 있다. 자녀가 민폐를 끼치면 사과하고 보상하는 대신 "애가 그럴 수도 있다"며 오히려 상대방의 몰이해를 탓할 때도 있다. 이런 부모에게 일침을 놓는 유명한 멘트가 있다.
"애는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너(부모)는 그러면 안 되지."
이런 부모들이 원하는 건 애들 대접이 아니다. 애를 앞세워 부모 자신이 대접받으려는 것이다. 이들 때문에 어린아이와 부모에 대한 사회적 시선도 전반적으로 나빠진다. 오죽하면 '맘'이라는 숭고한 단어에 '충'(蟲)이라는 혐오성 표현을 섞어 부르는 사람들이 생겼을까.
아이 키우는 부모에 대한 사람들의 호의를 악용하고 자신의 권리로 자연스레 여기는 이들이 너무 많아졌다. 남들이 자기 자식을 예뻐해 주고 대접해주지 않는 것에 대해 분통을 터뜨리고 서운하게 생각한다. 객관성이나 공감능력 부족도 원인이지만 더 큰 문제는 '인정 욕구'로 여겨진다. 남들이 자신의 아이를 칭찬해주고 이해해줄수록 스스로가 사회적 인정을 받는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사회적으로 인정 받는 육아, 남들에게 칭찬받는 아이를 만드는 법은 사실 간단하다. 스스로 "우리 아이 귀여워하고 이해해주라"고 되뇌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남들 앞에서 위험하거나 무례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아이를 가르치면 된다. 아이가 너무 어려서 당장 힘들다면 부모가 아이의 민폐 행동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야 한다. 상황을 통제하기 힘들면 그 공간에서 벗어나야 한다. 마트에서 떼쓰는 아이는 당장 붙잡고 밖으로 데리고 나가야지 그 자리에 같이 앉아서 '마음 읽기' 같은 걸 하고 있으면 안 된다.
나는 내 아이가 정말 좋다. 우리 가족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나 다른 장소에서도 충분히 존중과 환영, 사랑을 받게 만들고 싶다. 그렇기에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드는 행동들을 못 하도록 가정교육을 시키려 한다. 부모 역시 공중도덕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애들은 어릴 때부터 다 부모 보고 자란다지 않나.
사실 1~2살짜리 아이의 나이에 걸맞은 예의 수준 같은 게 있을 리가 없다. 남들 눈에 보이는 건 아이의 행동보다는 그 행동을 처리하는 부모의 '개념'이다. 남들과 어울리는 장소에서 어린 자녀의 행동을 통제할 능력이나 의지, 둘 중 하나라도 없다면 그냥 외출을 삼가고 훗날을 기약하는 게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