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숨진 뒤 남편도 사망…탈북민 여성 "죽어도 인정 못 해" 법정 오열

윤혜주 기자
2026.03.13 17:07
부산 기장군의 한 아파트에서 숨진 탈북민 남성과 누나 부부의 모습/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화면 갈무리

부산에서 탈북민 남성이 누나 부부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되고, 며칠 뒤 이 남성의 매형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숨진 남성의 친누나가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첫 공판에서 이 여성은 "다른 건 다 인정해도 동생을 죽이지 않았다"며 오열했다.

13일 뉴스1에 따르면 부산지법 동부지원은 이날 살인 혐의로 기소된 50대 탈북민 여성 A씨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A씨는 지난해 8월29일 낮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자택에서 40대 동생 B씨에게 수면제를 탄 커피를 먹인 뒤 불상의 방법으로 경부를 압박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A씨가 경제적 어려움에 계획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본인 명의로 부동산을 구입하며 대출 채무가 생겼고 이를 갚기 위해 B씨와 자신의 남편 C씨의 명의로 대출을 받았다. 그런데 추가 대출이 힘들어지자 B씨의 퇴직금과 보험금을 노리고 살해에 이르렀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또 남편에게 살인 혐의를 뒤집어씌우기 위해 마음 먹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봤다.

A씨는 사건 전날 처방받은 수면제로 B씨와 C씨를 모두 재운 뒤 범행을 저질렀고, 이후 사망한 B씨 옆에 C씨 DNA가 묻은 넥타이를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측 변호인은 "모든 범행의 설명은 정황을 토대로 한 검사의 추측일 뿐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사망 추정 시각, 약물 구매 시간 등은 다퉈볼 여지가 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당시 채무는 일반적인 중산층이라면 갖고 있을 수 있는 정도"라며 "사망 추정 시각에 C씨가 B씨를 살해했다고 보는 것이 정황상 타당하다"고 남편이 동생을 살해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A씨는 살인 혐의를 인정하냐는 판사 질문을 받고 오열하며 "죽어도 인정 못한다. 다른 건 다 인정해도 동생은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A씨 측은 범행 전후로 통화를 한 사람 등을 모두 증인으로 신청할 경우 최대 15명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세 차례의 다음 공판 기일을 미리 지정하며 증인신문을 예정했다. 다음 기일은 오는 4월2일 부산지법 동부지원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한편 C씨는 지난해 9월 3일쯤 자신의 차량에서 유서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유서엔 '억울하다'는 취지의 글이 적혀있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