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구, 손찬익 기자] “현재 리그 최고의 1번 타자 아닌가”.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이 외야수 박재현(20)을 향해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시즌 개막 전만 하더라도 고민거리였던 리드오프 자리를 20살 신예가 완벽하게 메우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고를 졸업한 박재현은 지난해 데뷔 첫해 58경기에서 타율 8푼1리(62타수 5안타) 3타점 11득점 4도루에 그쳤다. 하지만 올 시즌은 완전히 달라졌다.
시범경기에서는 타율 1할5푼8리(19타수 3안타)에 머물렀지만 정규 시즌 개막과 동시에 잠재력이 폭발했다. 16일 현재 39경기에서 타율 3할1푼6리(133타수 42안타) 7홈런 24타점 22득점 8도루를 기록 중이다.
‘5년 이내 60타석 이하’라는 신인왕 규정을 조금 넘겨 자격을 얻지 못한 건 아쉽지만, 올 시즌 KIA 최고의 히트상품이라는 평가에는 이견이 없다.
15일과 1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활약은 더욱 강렬했다. 박재현은 지난 15일 경기에서 3-4로 뒤진 9회 결승 2점 홈런을 터뜨렸고, 16일 경기에서는 0-2로 끌려가던 6회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동점 투런 아치를 그려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해결사 역할을 해내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이범호 감독은 시즌 전 가장 큰 고민이 1번 타순이었다고 털어놨다. 중심 타선은 어느 정도 계산이 섰지만 테이블세터 구성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리그 최고의 1번 타자 아닌가. 모든 타순이 고민이었지만 1번이 가장 걱정이었다”며 “중심 타선은 잘칠 선수들이 있으니 결국 테이블세터를 어떻게 꾸리느냐가 중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재현이 앞으로 계속 좋은 성적을 낼지는 더 지켜봐야겠지만 가능성 있는 1번 타자를 찾았다는 것만으로도 팀에는 아주 긍정적인 일”이라며 “무엇보다 20살이라는 게 큰 매력이다.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잘 돕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범호 감독은 쉼 없이 달려가는 어린 선수의 체력 부담도 걱정했다. 그는 “처음에는 에너지 넘치는 플레이를 기대했지만 지금은 경기에 계속 나가고 있으니 오히려 힘을 조금 빼도 될 것 같다”며 “체력적으로 굉장히 힘들 수 있다. 텐션이 떨어질 시기인데 여기서 부담을 더 주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또 박재현이 기회를 잡기 위해 지나치게 무리하지 않길 바랐다.
이범호 감독은 “너무 악착같이 기회를 잡으려고 하면 부상을 당할 수도 있다”며 “강하게 해야 할 때는 강하게 하더라도 풀어야 할 때는 풀 줄 알아야 한다.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르는 방법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