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테니스 세계 랭킹 1위 아리나 사발렌카(28·벨라루스)가 최근 본인을 향해 쏟아지는 비판에 소신을 밝혔다. 더불어 전 연인과 아버지를 잃은 비극과 슬픔에 대해서도 덤덤히 털어놓았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19일(한국시간) "사발렌카는 최근 자신의 행동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고 집중 조명했다.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사발렌카는 최근 경기 중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자주 구설에 올랐다. 지난해 10월 우한 오픈에서는 볼키드를 향해 라켓을 던지듯 건네 논란이 됐고, 올 초 마이애미 오픈 결승전 도중에는 야유를 보내는 관중을 향해 "닥쳐라"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하지만 사발렌카는 이러한 성미를 고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사발렌카는 "과거에는 감정을 전혀 통제하지 못해 경기를 망치기도 했고 스스로 문제가 있다는 것도 알았다"라면서도 "지금은 라켓을 던지거나 소리를 지르는 것이 속을 비워내고 경기에 다시 집중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임을 이해한다. 가끔 흉측하고 끔찍해 보일 수 있지만, 승리를 갈망하는 선수로서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받아쳤다.
동시에 사발렌카는 가슴 아픈 가족사도 공개했다. 사발렌카는 지난 2024년 3월 마이애미 오픈을 앞두고 전 연인이자 전직 아이스하키 선수인 콘스탄틴 콜초프가 추락해 숨지는 비극을 겪었다. 당시 가까운 곳에서 훈련 중이던 사발렌카는 코트로 찾아온 경찰들에게 비보를 전해 듣고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해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비극 직후 곧바로 대회에 출전해 주변의 비판을 받았던 사발렌카는 "슬픔을 달래는 방식에는 정답이 없다. 나에게는 곧바로 코트로 돌아가 일에 몰두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었다"라고 고백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사망에 대해서는 "시간이 약이라지만 내 성공을 보며 기뻐했을 아버지 생각에 요즘 더 힘들다. 지금도 침대에서 다른 선수들의 가족 영상을 보며 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어땠을까 상상하며 미친 듯이 운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사발렌카는 평소 테니스 선수의 권리를 강하게 주장해 온 선수이기도 하다. 최근 프랑스 오픈의 상금 인상 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메이저 대회의 수익 및 상금 배분 방식에 불만을 품고 여자 선수들의 대회 보이콧 가능성까지 시사한 바 있다. 당시 사발렌카는 "오늘날 여자 선수들은 충분히 함께 뭉쳐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며 "쇼를 만드는 것은 선수들이다. 선수가 없다면 대회도, 엔터테인먼트도 존재할 수 없다. 톱 10 선수들은 대회 수익의 약 22%가 선수들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사발렌카의 보이콧 주장에 동료 선수들의 반응은 갈렸다. 코코 고프는 "모두가 하나로 뜻을 모은다면 100% 동참할 것"이라며 지지 의사를 밝혔고, 엘레나 리바키나 역시 다수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했다. 반면 이가 시비옹테크는 "보이콧은 다소 극단적이다. 협회와 적절한 소통을 하는 것이 먼저"라며 신중한 답변을 내놨고, 에마 라두카누는 "메이저 대회는 돈 이상의 가치가 있다. 나는 보이콧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다만 남자선수 닉 키리오스와 진행한 성대결 이벤트 경기 도중 마카레나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등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데 집중해왔던 사발렌카를 두고 일각에서는 진지한 승부보다 인지도 제고와 상금 수익을 위한 쇼에 치중했다는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사발렌카는 커리어 통산 상금 3630만 파운드(약 733억 원)를 쓸어담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