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서서히 부자가 되는 것보다 당장 다음 주에 복권에 당첨될 가망성에 더 큰 희망을 건다." 투자의 현인이라 불리는 워런 버핏의 명언 중 하나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장기적으로 우직하게 큰 수익률을 노리기보다 증시의 저점과 고점을 잡아 '타이밍 투자'를 하고 싶어한다는 뜻이다. 투자자들은 타이밍을 잡아야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지만 실제로는 우직하게 주식을 들고 있는 것이 더 수익률이 높다. 이는 펀드 수익률에서 증명된다. 매매회전율이 낮은 펀드들이 수익률도 양호하기 때문이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2분기(4월~6월) 국내 공모 주식형펀드 가운데 매매회전율이 낮은 자산운용사는 메리츠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순이었다. 2분기는 코스닥지수가 승승장구하며 700선을 돌파했던 시기다.
매매회전율은 일정 기간 동안 매도 주식 총액을 보유 주식 평가액으로 나눠 산출한 것이다. 매매회전율이 낮았다는 것은 급하게 주식을 팔아 차익실현을 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매매회전율이 높으면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펀드가 주식을 팔 때는 거래수수료(0.1% 내외)와 증권거래세(매도시 0.3%)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메리츠자산운용의 대표펀드인 메리츠코리아펀드는 올해 총 순자산 대비 회전율이 16.03%에 불과하다. 코스닥지수가 급락한 8월 이후에도 매매회전율이 0.65%로 거의 주식을 팔지 않았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사람들은 왜 고점에서 주식을 팔아 시장 대응을 하지 않느냐고 물어보는데 이는 투자가 아니라 도박을 하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신이 아닌 이상 주가가 오르고 떨어지는 타이밍을 맞출 수는 없을 뿐더러 섣불리 차익실현에 나서면 좋은 주식을 오래 보유할 수 있는 기회도 놓치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30%의 단기 수익률을 내는 것이 아니라 장기투자 뒤에 몇배의 큰 이익을 내는 것"이라며 "연간 매매회전율이 200%를 넘는 펀드는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메리츠코리아의 연초 후 수익률은 21.62%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매매회전율이 낮았던 여타 자산운용사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각 자산운용사의 대표 펀드들은 연초 이후 수익률이 14~30%로 모두 액티브 주식형 가운데 상위권에 포함됐다. 삼성자산운용의 대표 주식형펀드인 삼성중소형FOCUS는 올해 매매회전율이 59.32%, 8월 이후 회전율은 14.52%였다. 민수아 삼성자산운용 밸류주식운용본부장은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오르고 빠질 수 있지만 좋은 회사를 사두면 3년, 10년 뒤에 크게 오를 것으로 믿는다"라며 "하락장에서 그동안 사고 싶었던 주식들을 오히려 매수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네비게이터도 올해 매매회전율은 71.7%, 8월 이후는 14.96%로 낮았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는 연초 이후 회전율이 52.87%, 8월 이후는 15.21%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