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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중 라온피플 대표가 유상증자 청약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구주를 매각하는 배수진을 쳤다. 배정 물량의 30%만 청약함에도 불구하고 현금 여력이 부족해 구주 191만주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다. 유상증자와 구주 매각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이 대표의 지분율은 40%대에서 20% 초반까지 급락해 지배구조가 흔들릴 전망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석중 대표는 이번 255억원 규모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에서 신주 579만4714주를 배정받는다. 이 중 청약에 참여하는 물량은 배정분의 30%인 173만8415주다.
예정 발행가(1761원) 기준 약 3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지만 현금 여력이 부족해 보유 주식을 매각해 충당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배정받은 신주인수권증서의 70%를 장내 매각하고 부족한 재원은 보유 중인 구주 약 191만5119주를 블록딜로 처분해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의 우려를 키우는 대목은 오너가 회사의 미래를 위해 사재를 출연하는 것이 아니라 신주를 받기 위해 구주를 내다 파는 형국이라는 점이다. 통상 최대주주가 주식 담보 대출 등을 통해 자금을 융통하는 것과 달리 직접적인 지분 매각을 택한 것은 이 대표의 개인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음을 시사한다.
대규모 신주 발행에 이어 최대주주의 구주 물량까지 시장에 쏟아질 경우 주가 반등의 발목을 잡는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이슈가 불거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지배력 약화는 피할 수 없게 됐다. 현재 39.96%인 이 대표의 지분율은 블록딜과 유상증자를 거치며 23.08%까지 16.88%포인트 급락할 것으로 추산된다.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합쳐도 지분율은 44.72%에서 25.88%로 낮아진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향후 경영권 방어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지분율이 20%대 초반까지 하락할 경우 적대적 인수·합병(M&A)이나 경영 간섭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여기에 미상환된 3회차 전환사채(CB)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 등 잠재적 희석 요인까지 감안하면 지배구조의 취약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실제 3회차 CB가 전량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추가적인 하락이 불가피하다.
유상증자 청약 일정은 해를 넘겨 진행된다. 신주배정기준일은 다음 달 24일이며 구주주 청약은 내년 1월 29일과 30일 양일간 이뤄진다. 납입일은 2월 6일로 예정됐다. 회사는 조달한 자금을 내년 1월 19일 조기상환청구 기간이 도래하는 2회차 CB 상환에 투입할 방침이다. 다만 납입일이 상환 개시일보다 늦어 사채권자들과의 지급 시기 조율이 막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 1450만주 전량이 별도의 보호예수 없이 상장 직후 매도가 가능하다는 점도 부담이다. 최대주주의 구주 매각 물량과 신주 물량이 동시에 시장에 풀릴 경우 주가 하방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
회사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납입일(2월 6일)이 2회차 CB 조기상환 지급일(1월 19일)보다 늦은 점을 감안해 사채권자들과 협의를 통해 조기상환 청구 시기를 납입일 이후로 조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라온피플 관계자는 "신주인수권 70% 매각 이외에도 방안을 고려 중인데 제일 좋은 건 전략적 투자자(SI) 참여"라며 "그게 안되면 대표가 대출 등 개인 자금으로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