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前) SK텔레콤 T1 소속 프로토스 유저였고 별명은 괴룡, 괴수였던 도재욱이라고 합니다."
"현재 SOOP에서 게임 방송을 하고 있고, 전에는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였습니다. 선비, 독사로 불렸던 박성균입니다."
승부조작과 후원사 이탈이 겹치며 스타크래프트1 리그가 저물던 무렵 함께 e스포츠 업계를 떠난 두 전직 프로게이머를 서울 모처에서 만났다. 뛰어난 실력으로 당시 아이돌급 인기를 누린 두 사람은 지금 인터넷 개인방송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며 게임을 이어간다.
두 사람은 스타1 전성기를 대표하던 스타, '레전드'였다. 도재욱은 끊임없이 쏟아내는 물량 공세로 '괴수'라 불리며, 당대 최강 프로토스 여섯 명을 일컫는 '육룡'의 한 명으로 꼽혔다. 2008년 EVER 스타리그 결승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다. 박성균은 2007년 다음(Daum) 스타리그에서 당시 프로토스 최강자로 군림하던 김택용을 3-1로 꺾고 우승하며 '독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들이 활약하던 스타1 리그는 2012년 스타크래프트2로 전환된 뒤 후원사 난항과 팀 해체 속에 2016년 막을 내렸다. 무대를 잃은 선수들은 하나둘 개인방송으로 흩어졌다. 두 사람도 그 흐름을 타고 팬들과의 끈을 이어왔다.
인터넷 방송으로 넘어온 계기에 대해 박 전 프로게이머는 "스타1에서 스타2로 넘어가는 시기가 왔는데 스타2의 성적이 안 나와 은퇴했다"며 "당시 많은 프로게이머가 인터넷 방송으로 갔는데, 프로게이머 생활의 연장선으로 스타1을 더 할 수 있다고 판단해 인터넷 방송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도 전 프로게이머도 "인터넷 방송에서 게임을 하면 후원도 받을 수 있고 자체 리그도 있어서 대회에 나갈 수 있어 좋았다"며 "프로팀에서 게임을 할 땐 경기 후 인터뷰나 댓글 등으로 팬들과 소통했는데, 인터넷 방송에서는 실시간 소통이 가능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회상했다.
두 사람은 과거 프로게이머가 되는 게 정말 힘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당시 프로게이머가 되려면 KeSPA(한국e스포츠협회)가 주최하는 아마추어 대회 '커리지 매치'에서 입상해 준프로 자격을 얻은 뒤 프로팀에 스카우트돼야 했다. 경쟁률은 보통 64대 1에 달했다.
프로가 된 뒤에도 실력 유지를 위한 일과는 살인적이었다. 프로팀에서는 오전 10시부터 2시간가량 연습을 한 뒤 점심을 먹고 오후 5시까지 연습을 이어갔다. 저녁 8시까지 식사와 휴식을 취한 다음, 다시 새벽 2시까지 연습하는 것이 하루 일과였다.
성적이 오를수록 처우는 좋아졌다. 도 전 프로게이머는 최고 연봉 9000만원에 옵션과 승리 수당을 더해 1억4000만원에 가까운 보수를 받았다. 당시 스타1 프로게이머 연봉 순위 10위 안에 드는 액수였다. 박 전 프로게이머도 최고 연봉 6000만원에 승리 수당을 받았다.
힘든 프로 생활을 마치고 팬들과 친근하게 소통하는 지금이 행복하다는 두 사람이지만, 인터넷 방송을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역시 좋은 성적을 냈을 때를 꼽았다.
도 전 프로게이머는 "최근 스타1 대회 결승에 진출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2008년 결승에 간 뒤로는 좀처럼 결승까지 가지 못했는데, 비록 은퇴 이후의 무대지만 대회는 여전히 소중했고, 결승에 올랐을 때 어렸을 때의 꿈을 다시 찾은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게임뿐 아니라 먹방 등 다양한 콘텐츠를 진행한다는 두 사람은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프로리그 시절의 팬들이 여전히 인터넷 방송으로 이들을 응원한다.
도 전 프로게이머는 "은퇴하고 지금까지 먹고사는 것은 팬들 덕분이다"며 "학생 때부터 좋아해 주시다가 최근 직관 때 아기를 데리고 온 팬도 있었다. 경제적으로도 많이 후원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박 전 프로게이머도 "이런 플랫폼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계속 응원해 주고 좋아해 주는 팬들에게도 감사하다"며 "방송으로 재미있는 사람은 아닌데도 계속 응원해 주고 봐주는 분들께 특별히 감사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