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리는 엄마의 신고전화 "태국간 아들이 갇혀"…3시간만에 찾아온 경찰

떨리는 엄마의 신고전화 "태국간 아들이 갇혀"…3시간만에 찾아온 경찰

민수정 기자
2026.07.1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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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김나리 포천경찰서 112치안종합상황팀 경사

[편집자주] 한 번 걸리면 끝까지 간다. 한국에서 한 해 검거되는 범죄 사건은 161만건(2025년 기준). 사라진 범죄자를 잡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이 시대의 진정한 경찰 베테랑을 만났다.
지난달 30일 경기 포천경찰서에서 만난 김나리 포천서 범죄예방대응과 112치안종합상황팀 경사./사진=민수정 기자.
지난달 30일 경기 포천경찰서에서 만난 김나리 포천서 범죄예방대응과 112치안종합상황팀 경사./사진=민수정 기자.

"우리 아들이 갇힌 것 같아요."

지난 1월27일 밤, 60대 여성의 떨리는 목소리가 112 상황실에 울렸다. 아들이 일자리를 구하러 해외에 나갔다가 납치를 당했다는 신고였다. 자녀의 생사가 걸린 절박한 순간, 집에 홀로 있던 신고자가 믿을 곳은 수화기 너머 경찰뿐이었다.

신고를 받은 김나리 경기 포천경찰서 112치안종합상황팀 경사는 곧바로 지역 경찰을 신고자 자택으로 출동시켜 상황 파악에 나섰다. 다행히 신고자의 아들인 30대 A씨는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있어 연락이 가능했다.

김 경사는 "A씨는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디자인 회사 취업 제안을 받고 태국으로 출국했다가 보이스피싱 조직에 납치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출입국 기록을 조회해 A씨가 실제 태국으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A씨는 자신이 있는 장소를 정확히 설명하지 못했다. 김 경사는 해외에서도 위치 확인이 가능한 구글 지도를 떠올렸고, 현장 경찰에게 A씨가 위치정보가 표시된 지도 화면을 전송하도록 안내하라고 지시했다.

곧 A씨가 태국 방콕의 한 호텔에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지만 문제는 또 있었다. 해외에 있는 국민을 국내 경찰이 직접 구조할 방법이 없었다. 게다가 A씨는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핑계로 조직의 허락을 받아 어렵게 연락을 이어가고 있었다. 시간이 많지 않았다.

김 경사는 외교부 영사안전콜센터를 통해 주태국 한국대사관에 사건을 공유했다. 구조 계획 수립을 위해 포천서 강력팀과 대사관을 연결했다. 대사관은 태국 경찰과 공조했고, 최초 신고 약 3시간 만에 A씨를 구조했다. A씨는 다음 날 오후 무사히 귀국했다.

김 경사는 "신고 당시 A씨 어머니의 떨리는 목소리가 계속 머릿속에 남았다"며 "할 수 있는 건 모두 해보자는 마음으로 끝까지 사건을 맡았다"고 말했다.

"분석력·판단력 중요하죠"…특진 경찰의 '비법'
 최근 캄보디아 등 동남아지역에서 취업사기를 비롯해 감금피해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20일 광주 북구청 민원실 모니터에 피해 관련 지역 여행이나 방문 시 주의 문구가 송출되고 있다./사진=뉴시스.
최근 캄보디아 등 동남아지역에서 취업사기를 비롯해 감금피해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20일 광주 북구청 민원실 모니터에 피해 관련 지역 여행이나 방문 시 주의 문구가 송출되고 있다./사진=뉴시스.

김 경사는 2019년 순경 공채로 경찰에 입직했다. 포천서 선단파출소와 여성청소년수사팀을 거쳐 2023년부터 112치안종합상황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현재는 지령·상황분석 요원으로 사건이 종료될 때까지 현장을 관리 감독하며 소방과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기관과 협조를 조율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달에는 태국 사건 등 16개의 우수사례를 해결한 공을 인정받아 특진했다.

김 경사는 지령·상황분석 요원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으로 분석력과 상황 판단력을 꼽았다. 현장 경찰이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한 발 떨어진 위치에서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단서가 부족한 신고 속에서도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에도 기민한 판단으로 마약 사범 검거를 이끌었다. 한 택시기사가 "승객이 옆 차선 트럭으로부터 수상한 물건을 던져 받았다"고 신고하자 승객의 목적지로 추정되는 지역의 관할서와 즉시 공조에 나섰다. 수사 과정에서 택시기사와 연락이 끊기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끝까지 피의자들의 동선을 추적한 끝에 서울과 포천에서 각각 택시 승객과 트럭 운전자를 체포했다.

김 경사는 앞으로도 작은 단서 하나도 놓치지 않는 경찰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국민이 해외 어느 나라, 어떤 상황에 처해 있더라도 위급한 순간 끝까지 손을 놓지 않는 든든한 경찰관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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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정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민수정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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