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풍선으로 버틴 '스타1'…플랫폼은 이용자 묶어 콘텐츠 생태계 유지

별풍선으로 버틴 '스타1'…플랫폼은 이용자 묶어 콘텐츠 생태계 유지

김평화 기자, 이정현 기자
2026.07.1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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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 한국 e스포츠의 현주소] ④리그가 사라진 종목은 어떻게 살아남나…스타1, 개인방송에서 10년째 생존

[편집자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6월 방한 기간 세 차례나 PC방을 찾아 "한국이 e스포츠를 만들었고, e스포츠가 PC방과 지포스(GeForce)를 키웠다"고 말했다. 젠슨 황이 결코 잊지 못한다는 국내 e스포츠 문화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프로게이머 흡수한 SOOP/그래픽=이지혜
프로게이머 흡수한 SOOP/그래픽=이지혜

2016년 스타크래프트1 프로리그가 공식 폐지됐을 때 업계에선 "이 종목은 끝났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스타1은 사라지지 않았다. 무대가 방송사에서 개인방송 플랫폼으로 옮겨갔을 뿐이다. 인터넷 방송 플랫폼 SOOP(48,700원 ▲1,400 +2.96%)이 운영하는 'ASL(아프리카TV 스타리그)'은 올해로 10년째, 시즌22를 준비 중이다.

SOOP에 따르면 ASL은 지난해 10월 기준 누적 시청자 2억명을 기록했다. 우승 상금은 3000만원 수준이다. SOOP 관계자는 "무대를 잃은 선수와 해설진이 스트리머로서 새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를 제공해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익성 낮은 리그를 10년째 유지하는 이유가 선의만은 아니다. 리그를 발판으로 이용자가 유입되면 플랫폼 내 콘텐츠 생태계가 구축되면서 별풍선·구독 같은 파생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SOOP이 지난해 리그오브레전드 MSI를 중계하며 시청 미션과 경품 이벤트로 이용자를 플랫폼에 붙잡아둔 것도 같은 설계다. 실제 SOOP 매출의 70% 이상이 별풍선·구독에서 나온다. 리그 자체의 수익이 아니라 리그가 끌어들이는 트래픽이 진짜 노림수인 셈이다.

이런 흐름은 스타1만이 아니다. 스타크래프트2도 2017년 프로리그가 폐지된 뒤 개인방송 리그 GSL로 명맥을 옮겼고, 국제대회 진출길까지 좁아지자 아예 팬 구독·후원을 모아 대회 규모를 정하는 크라우드펀딩형으로 전환했다. 네이버(NAVER(191,300원 ▲6,900 +3.74%)) 치지직도 스타1 스트리머 대항전을 산발적으로 연다. 리그가 사라진 종목이 개인방송에서 살아남는 것은 지난 10년 반복돼 온 패턴이다.

문제는 이 생존이 특정 플랫폼 하나에 통째로 걸려 있다는 점이다. 2019년 브루드워 리그 KSL이 폐지되면서, 스타1 프로 경기를 볼 창구는 사실상 SOOP 한 곳으로 좁혀졌다.

2023년 말 트위치가 한국에서 철수하자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코리아(LCK) 시청자가 약 26% 급감했다. 나현수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 사무국장은 "시청자가 많은 플랫폼에 유명 스트리머가 몰리고, 그 스트리머가 다시 시청자를 부르는 네트워크 효과가 스트리밍 시장의 승자독식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은퇴 선수들에게 개인방송은 새 무대이자 동시에 유일한 무대다. 이영호 선수는 2016년 은퇴하며 "아프리카TV에서 스타1 방송을 하며 제2의 게이머 인생에 도전하겠다"고 했고, 2024년 복귀해 올해 5월 ASL 시즌21 준우승까지 올랐다. 그러나 이들의 개인방송행은 미담이라기보다 팀 해체와 재취업 부재 앞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남은 생계 수단에 가까웠다.

업계 관계자는 "방송사가 떠난 자리를 플랫폼이 채웠지만, 그 무대가 단 하나의 민간 플랫폼에 의존한다는 사실은 이 생존 서사의 이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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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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