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게임 우승하면 10억·배그 국대전…e스포츠 '자력구제' 시대

축구게임 우승하면 10억·배그 국대전…e스포츠 '자력구제' 시대

김평화 기자
2026.07.12 06:50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MT리포트 - 한국 e스포츠의 현주소] ⑥e스포츠는 우리가 살린다…자력구제 나선 게임사들

[편집자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6월 방한 기간 세 차례나 PC방을 찾아 "한국이 e스포츠를 만들었고, e스포츠가 PC방과 지포스(GeForce)를 키웠다"고 말했다. 젠슨 황이 결코 잊지 못한다는 국내 e스포츠 문화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게임사가 직접 키우는 e스포츠판/그래픽=임종철
게임사가 직접 키우는 e스포츠판/그래픽=임종철

국내 게임사들이 e스포츠 살리기에 직접 나섰다. 리그를 만들고 상금을 키운다. 게임을 오래 끌고 가기 위해 게임사가 스스로 판을 꾸리는 것이다.

한때 e스포츠는 일부 인기 종목과 프로 구단 중심으로 성장했다. 최근 분위기는 다르다. 게임사들이 자사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자체 리그를 만들고, 선수 육성부터 팬덤 관리까지 직접 맡는다. e스포츠가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생명력을 늘리는 장치로 떠오른 것이다.

넥슨은 축구 게임 'FC 온라인'으로 최상위 리그인 'FC 온라인 슈퍼 챔피언스 리그(FSL)'를 운영중이다. 올해 스프링 시즌은 3월31일부터 6월14일까지 약 3개월간 총 56경기로 진행됐다. T1 등 총 8개 구단이 참여했다. 시즌별 우승 상금은 10억원이다.

넥슨은 FSL을 최상위 프로 리그로 두고, 2부 리그인 'FC 온라인 퓨처스 리그(FFL)', 세미프로·아마추어 오픈리그까지 만들었다. 구단과 선수 간 표준계약서 작성, 샐러리캡 도입 등도 포함했다. 게임사가 직접 리그 운영 질서와 생태계까지 설계한 것이다.

1인칭 슈팅게임(FPS) 장르 리그 운영도 강화한다. 넥슨은 '서든어택' 공식 대회인 '2026 서든어택 챔피언십 시즌1'을 지난 5월9일부터 6월27일까지 열었다. 총상금은 8000만원, 우승 상금은 4000만원이었다. 모든 팀에 운영 지원금도 줬다.

크래프톤(238,000원 ▼500 -0.21%)은 배틀그라운드에 힘을 싣는다. 크래프톤은 최근 'PUBG 네이션스컵(PNC) 2026'을 열었다. 전 세계 24개국 120명이 참가하는 국가대항전이다. 기본 상금은 50만달러, 이벤트 패스 판매 수익 일부가 더해진다. 1일차 입장권은 판매 시작 10분 만에 매진됐다. 이 대회는 공식 채널 중계방송 총 시청 횟수 1320만회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PNC는 클럽 팀이 아니라 국가대표 자격으로 출전하는 올스타 대회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배틀그라운드 국내 리그도 꾸준히 운영하며 하나의 게임 IP를 장기 스포츠 콘텐츠로 키운다.

게임사가 직접 나선 배경엔 정부·협회 주도 리그의 한계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한국e스포츠협회(KeSPA)가 운영하는 지역 연고 리그 'KEL'은 일부 종목만 편입돼 규모가 작고, 지역 e스포츠 경기장 가동률이 40% 안팎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반면 자기 게임의 특성과 이용자 데이터를 가장 잘 아는 것은 게임사다. 협회 리그보다 게임에 맞춘 세밀한 설계가 가능한 이유다.

그늘도 있다. 게임사 리그는 결국 그 회사의 사업 판단에 따라 존폐가 갈린다. 넥슨 '카트라이더'는 게임 서비스가 종료되며 리그도 사라졌고 프로팀 다수가 해체됐다. 이터널 리턴처럼 퍼블리셔(서비스·운영을 맡는 회사)가 바뀌면 리그 주체까지 바뀐다. 이 게임은 카카오게임즈(8,340원 ▼140 -1.65%)가 서비스하다 2024년 손을 뗐고, 지금은 개발사 님블뉴런이 직접 운영한다. 배틀그라운드처럼 팬덤·자본을 갖춘 IP는 대형 리그로 커지는 반면, 이용자층이 얇은 게임은 자체 리그를 꾸릴 여력조차 없어 인기 IP 쏠림이 심화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e스포츠는 이제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생존 전략 중 하나"라며 "리그가 유지돼야 팬덤이 남고, 팬덤이 남아야 게임의 생명력도 길어진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평화 기자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