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풀가동' 국내 첫 자율실험실 생태계 구축한다

박건희 기자
2026.08.11 16:14

자율실험실 산·학·연 협의체 출범식
표준·인터페이스 정립…흩어진 자율실험실 연계
삼성종기원·SK하닉도 동참

구혁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자율실험실 산학연협의체 출범식' 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네 번째부터 정유성 서울대학교 교수(협의체 위원장), 황금숙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 직무대행, 구혁채 제1차관, 문수복 한국연구재단 국가전략연구본부장 /사진=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제공

"미국은 제네시스 미션을 통해 17개 국립연구소의 실험 시설을 하나로 묶은 'AI(인공지능) 플랫폼'을 출범합니다. 우리 산·학·연도 충분한 역량이 있습니다. 남은 과제는 서로의 역량을 연결하는 겁니다." (허환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연구장비산업화실장)

범정부 R&D(연구·개발) 프로젝트 'K-문샷'의 기반이 될 국내 첫 '자율실험실' 협의체가 11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출범식을 열고 시작을 알렸다.

자율실험실(Self-Driving Lab·SDL)은 실험 장비·로봇·AI를 하나로 연계해 사람의 개입 없이 실험을 자동으로 반복 수행하는 연구 플랫폼이다. '24시간 풀가동' 실험실인 셈이다. AI가 방대한 실험 조건을 동시에 탐색해 가설을 제공한다. 미국 에너지부(DOE)의 대형R&D 프로젝트인 '제네시스 미션'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활발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실현될 경우 연구 속도를 수년에서 수개월 수준으로 단축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바이오·소재 등 첨단 분야를 중심으로 자율실험실 도입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범정부 프로젝트 'K-문샷'의 핵심 기반이기도 하다. K-문샷은 AI를 전략기술 R&D에 투입해 2030년까지 연구 생산성을 2배 높이는 프로젝트다. 다만 자율실험실 구축을 뒷받침할 인프라가 부족하다. 가장 큰 문제는 장비·데이터·운영 표준이 기관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각 기관이 만든 자율실험실을 서로 연계하지 못하면 대형 성과를 내기 어렵고, 자원 낭비도 생길 수 있다.

협의체는 자율실험실 기술개발부터 인프라 공동 활용, 데이터 축적, 표준·인터페이스 정립에 집중한다. 정유성 서울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국가과학AI연구센터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이 공동간사를 맡는다. 삼성종합기술원, SK하이닉스 등 수요기업 50개사와 파크시스템스, 에이치비솔루션 등 공급기업, 30여개 대학·연구기관이 참여한다.

허환 연구장비산업화실장은 "AI가 연구실에서 가설 설정, 실험 설계, 결과 분석까지 할 수 있게 하려면 이 간극을 메워주는 '상호 규격'이 중요하다"며 "협의체를 통해 상호운용의 기본 조건인 데이터 표준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정 위원장은 "여러 자율실험실을 연결해 하나의 연구실만으론 풀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는 게 현시점의 중요한 과제"라며 "연구자, 수요기업, 장비공급사, SW데이터기업, 운용표준기관 등이 모이면 각자 기여하고 얻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협의체는 매월 정례회의, 연례 컨퍼런스를 열고 정책 의제를 발굴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